99번째 여성의날…여성 기업인 활동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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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1. 지난해 12월 3000여 회원사를 거느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는 3대 회장으로 한미숙 헤리트 사장을 선택했다. 국내에서 첫 여성 중기·벤처 관련 단체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장면 2. 현재 국내에서 기술혁신(이노비즈)인증을 받은 기업은 8000여개. 그러나 이 가운데 여성이 CEO를 맡고 있는 곳은 200여개(2.5%)에 불과하다.

8일 99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는 한국 여성 경제활동의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수년간 여성 리더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많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여성 리더 부상=최근 국내 학사학위 취득자 중 여성 비율이 50%를 넘었으며 석사학위 취득자 비율도 43%에 이른다. 여성사업자 비율은 35.9%로 미국(35.2%), 일본(30%) 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여성 리더계층의 부상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 내 여성 리더 계층이 주변부를 넘어서 초기 확산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오는 2012년께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현 3.5%에서 5%대로 상승하고, 정부 분야에서도 5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이 현 9.6%에서 15%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허들’ 앞에 선 여성=이같은 약진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성 기업인이 설 자리는 협소하다. 현재 코스닥상장기업 973개사의 CEO 중 여성은 11명으로 1%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정책자금의 여성기업 수혜 비율은 6.6%에 그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여성리더들이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 △계속 근무 △리더역량 등 3대 ‘허들(hurdle)’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성이 중도에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문제와 취약한 사회적 네트워크로 인해 리더십 계발기회가 부족한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지원 강화돼야=전문가들은 여성 리더의 부상을 가속화하고 이를 국내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강화가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미숙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은 “여성 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책과 기술 기반 여성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우란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여성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각 부처별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여성기업활동촉진위원회를 통해 최근 ‘여성기업활동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작업을 마무리했으며 곧 이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