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온라인 경제에 혁명을 일으킨 3차원(D) 가상현실 사이트 ‘세컨드라이프’를 운영하는 미국 린든랩이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상반기중 한국어판을 출시해 한국 사용자를 만날 예정이다. 단순한 시장 공략을 넘어 한국의 앞선 온라인 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파악해 미래 사업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세컨드라이프 관련 한국 업무 총괄인 김율 린든랩코리아 매니저(사진)를 만나 린든랩의 비전과 한국 사업 전략을 들어봤다.
◇세컨드라이프는 플랫폼=플랫폼이라는 세컨드라이프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영화 ‘매트릭스’가 딱 맞는다. 매트릭스는 인간에게 실제로 착각하게 하는 가상현실이다. 세컨드라이프의 그리드(Grid)가 바로 매트릭스다. 그리드는 세컨드라이프의 법칙·환경·사용자 등에 대한 정보의 총체며 세계 자체다. 뷰어(Viewer)는 그리드의 상태를 볼 수 있는 창이다. 네오가 머리에 코드를 꼽아 매트릭스에 접속하듯 사용자는 뷰어를 통해 그리드에 접속한다.
김율 매니저는 “최근 린든랩이 뷰어 소스코드를 공개한다고 했는데 이는 세컨드라이프의 핵심인 그리드의 관리와 개발, 기능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기업이 세컨드라이프에 진출하는 것 외에도 뷰어를 개발해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한게임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뷰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린든랩은 한국 세컨드라이프 사업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 매니저는 “세컨드라이프의 철학은 세계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인데 한 지역 플랫폼 사업권을 특정 사업자에 부여하는 건 여기에 어긋난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인터넷 사업권을 국가별로 독점시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국 사용자 경험을 알고 싶다=린든랩은 한국을 주목했다. 김 매니저에 따르면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CEO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진짜 성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을 꿈나라 같이 표현하곤 했지요”
한국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린든랩은 베타버전 한국어판 세컨드라이프 뷰어를 개발했으며 2분기중 최종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도움말은 물론 온라인으로 질문에 답하는 라이브헬프(Live Help)도 연내 한국어를 지원한다. 개발중인 영어 외 세컨드라이프 버전이 독일어, 일본어, 한국어 버전뿐이다. 린든랩이 얼마나 한국을 중요시하는 지 짐작케 한다.
“린든랩은 한국 내 매출이나 사용자 수보다 세컨드라이프 경험이 소수에게나마 제대로 전달돼 확산될 것을 기대합니다. 한 사용자 경험을 다른 사용자의 경험으로 선순환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상현실 표준=세컨드라이프가 세계적인 관심을 끈 것은 가상화폐인 ‘린든달러’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환율도 수시로 바뀐다. 5일 환율은 1달러에 266린든달러다. “가상화폐를 현금화하는 것보다 현실경제 법칙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합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있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 돈을 만드는 소수보다 콘텐츠를 소비하기만 하는 다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필요성이 거기에 있습니다”
김 매니저는 세컨드라이프의 목표가 ‘사실상 표준으로서의 가상현실’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은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현실과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것입니다. 그때 모든 사람이 접속해 현실을 즐길 수 있는 표준 가상현실롯의 세컨드라이프를 만드는 게 린든랩의 비전입니다”
세컨드라이프는
미국 IT기업인 린든랩이 지난 2003년에 만든 가상현실 사이트다. 100만 사용자를 확보하기까지는 3년이 걸렸지만 사용자가 2배로 늘기까진 8주면 충분했다. 3월 초 현재 사용자는 약 417만명. 100%의 자유도와 현실 경제 법칙 적용이 전 세계적인 인기 요인이란 분석이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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