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PA 체험기]`보는 전화`시대 과제는…

 3G의 성패는 소비자가 얼마나 받아들이냐와 사업자가 얼마나 수익을 넓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SK텔레콤은 2G부터 영상통화를 도입했지만 지난해 연매출은 고작 수천만원 수준이다. 수백가지가 넘는 이동통신 부가 서비스 중 가장 밑바닥이다. 음성통화를 대체할 상품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3G 전국망 서비스를 계기로 화상전화가 지원되는 전용폰 보급이 늘면 사용 기반이 확대되는 것은 기회다. 문제는 요금과 사용환경이 아직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KTF는 전국 서비스를 계기로 10초당 100원이던 화상통화 요금을 40원으로 낮춘다. 수치상으로는 절반 이상 저렴해졌다.

음성통화 요금 10초당 18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 비싸다.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는전화를 쓰기위해서는 휴대폰으로 귀로 가져가는 100년 넘는 습관도 바꿔야 한다. 불편한 이어폰을 끼고 통화하는 새 습관을 익히기 쉽지 않다. 소비자들이 굳이 3G 휴대폰으로 교체해야 할 이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가입자매출을 어떻게 높일지가 과제다. 3G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수조원을 들여 네트워크를 교체한 만큼 투자회수를 위한 수익 확대가 핵심 목표다. 국내 3G 가입자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2G 대비 평균 4000∼8000원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대다수가 얼리어답터층임을 감안할 때 기대 이하 수준이다. 원인은 분명하다. 소비자를 매혹시킬 킬러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이 발전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요금은 여전히 비싸다. 최근 30% 인하된 요금도 종량제에 국한돼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해외 사례도 APRU 증대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전체 가입자의 60%가 3G로 전환한 일본은 3G 도입 초기인 2002년 60달러를 넘었던 3G 가입자 ARPU가 경쟁이 격화된 2004년 이후 도리어 감소해 50달러 후반대로 떨어졌다. 10%가 3G로 전환한 영국도 40달러 초반에서 ARPU가 정체됐다.

이통사의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도리어 경쟁이 활성화하면서 가입자당 매출이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쟁의 초점이 서비스로 맞춰져야 새로운 킬러애플이케이션 발굴 및 시장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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