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체들이 국가별 휴대폰 해외로밍 요금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아 이용자들이 선택권을 제한받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최근 글로벌 로밍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로밍요금에 대해 세부 내용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 특히 GSM 방식을 채택한 국가들에는 많은 사업자들이 있어 요금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나는데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필요한 요금을 과다하게 지불한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은 GSM 로밍 서비스에 대해 국가별로 요금 범위만 고지한다. 영국내 발신요금이 171∼1071원, 러시아는 379∼1763원, 스웨덴 187∼828원, 벨기에 395∼1023원 등의 식이다. 현지에서 한국으로 전화할 경우도 인도네시아 2921∼4214원, 영국 2314∼3475원 등으로만 나와있다. 현지에서 어떤 사업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발신요금이 크게 달라지지만 이 같은 고지만으로는 어떤 상황에서 171원이며, 1071원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용자는 저렴한 요금을 적용받기 위해 사업자를 직접 선택할 기회를 잃는 셈이다. SK텔레콤 측은 고지가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현지 사업자별 요금을 일일이 명시하기에는 너무나 사례가 많아 범위만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KTF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내 발신요금이 4배 이상, 뉴질랜드는 2배 이상 나는데도 범위로만 지정했다. LG텔레콤은 한술 더 떠 안내책자에 가장 비싼 요금만을 명시했다. 범위를 고지하면 이용자 혼선을 야기한다는 이유다.
보다폰 등 해외 이통사들은 안내책자에 ‘A국가는 어떤 사업자가 분당 얼마’라는 식의 가장 직접적인 요금정보까지 제공한다. 이용자에게 로밍요금 절감방법까지 알려주는 셈이다. 해외 출장이 잦은 한 휴대폰 이용자는 “이전에는 몰랐으나 유럽에 가서 보니 얼마든지 사업자를 직접 선택해 저렴한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국내 이통사들이 로밍사업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요금고지에는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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