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움직이며 옮겨 다닌다. 외관은 직사각형에서 점차 곡선으로 진화하고 있다. 너저분한 연결선들도 사라진다.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정지시켜 내 맘대로 짜깁기할 수 있다.…`
TV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디자인 열풍과 첨단 기술에 힘입어 TV는 집안의 ‘인테리어형’ 가구로 떠오르며 기능성이나 외관 모두 통념을 허물고 있다.
지난 ‘CES 2007’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월마운트’ TV. 이 제품은 내 맘대로 화면 각도를 조절하는 움직이는 벽걸이 TV다. 통상 벽걸이 TV라면 최고의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는 고정돼 있지만, 시청자가 편한 자리에 머물면서 오히려 TV 각도를 조절하는 셈이다. 시청자에게 ‘자리 선택권’을 주자는데 착안한 제품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히트모델인 보르도 LCD TV에 이어 올해 선보이는 2007년형 보르도 TV는 곡선을 한층 강조했다. 보르도 LCD TV는 직사각형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고급스런 블랙광택에 와인잔 형상을 본딴 제품. 올해는 더 나아가 네군데 모서리의 ‘직각’도 곡선으로 처리했다. 앞으로는 TV 외관에서 직선과 직각이 완전 사라질지도 모른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이고도 소비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무선 TV도 이른바 상식파괴형 제품이다. 요즘 출시되는 최신 TV라면 오디오·비디오·PC 등 각종 가전기기들과 연결해 보다 다채로운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법. 하지만 고급스런 외관에도 불구하고 지저분하게 보이는 연결선들을 처리하는 것은 ‘옥의 티’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무선 PDP TV와 LG전자의 무선 TV는 모두 이런 선을 없애는 대신, 가정내 가전제어 기지국인 AV센터를 통해 무선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다. 덕분에 LG전자가 선보인 무선 TV는 집안 곳곳에 들고 다니면서 시청할 수 있다.
서로 경계를 넘봤던 PC와 TV의 장벽도 한층 허물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PC에서 TV를 볼 수는 있어도 TV를 PC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은 드물었던 게 사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TV PC는 TV를 보면서 동시에 PC도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본격적인 대중화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밖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IPTV가 대중화하는 것은 물론, LG전자의 타임머신 TV도 보다 편리한 기능으로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조만간 첫 선을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동형 디지털방송 수신 규격인 A-VSB가 상용화하는 내년에는 아마 집안 곳곳을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는 TV가 상당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TV에 대한 전통적인 상식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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