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한미IT 남궁광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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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들에게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주문합니다.”

 모바일솔루션업체인 한미IT의 직원들은 남궁광 사장(39)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고객 중심의 개발과 마케팅을 하라’는 얘기를 듣는다.

 의례적으로 하는 주문일 수도 있지만 남궁 사장의 고객에 대한 생각은 유별나다는 직원들의 말이다. 이 같은 그의 철학 배경은 IT CEO로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전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제약 영업 직원에서 출발, CEO에 이른 입지전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남궁 사장은 1995년 한미약품에 입사, 입사 첫해부터 3년 동안 제약 영업 실적 1위를 내달릴 정도로 영업의 귀재였다. 이후로 승승장구, 입사 10년째 2005년에 37살 젊은 나이에 한미약품 자회사인 한미IT를 설립, 사장직에 올랐다. 말단 영업사원에서 기업의 대표의 자리까지 올라간 그는 한미약품 영업직원에게 ‘꿈’으로 불리고 있다.

 풋내기 신입사원이 입사하자마자 3년동안 영업실적 1위를 달린 비결은 발품을 팔아가며 고객과 꾸준히 접촉한 당연한 보상이었다.

 “물건을 팔기보다 고객의 고민을 해결하려 노력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결실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방문이 고객을 감동시킨 요인이 됐다고 봅니다.”

 이러한 경험은 한미약품에서 e비즈니스를 주도한 계기가 된다. 영업업무를 자동화하면 고객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회사 내에서 e마케팅 전략을 주도했다. 의·약사와의 보다 장기적이고 상호 발전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온라인 의·약사 커뮤니티’를 제안, ‘HMP(Hanmi Medical Portal)’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서 핵심 인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IT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 만족도를 높이는 촉매제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미약품의 e비즈니스도 이러한 목표를 두고 실행됐습니다.”

 IT의 가능성을 본 그는 IT 자회사의 설립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 결과 2005년 4월 한미IT가 탄생했다. 한미IT의 주력 제품은 영업지원 미들웨어인 ‘유니에이플러스’이다. 영업사원들이 전용PDA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회사 서버에 접속해 영업정보를 입력하고 필요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지난해 한미IT의 매출액은 250억원. 올해 매출 목표는 무려 1000억원이다. 다소 무리가 있는 목표액이 아니냐고 묻자 “물론 달성이 어렵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목표는 높게 잡는 게 좋지 않겠나”는 답이 돌아온다. 1000억원이라는 상징적인 수치가 직원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업무에 대해서는 직원에게 시시콜콜 토를 달지 않는 편이다. 직원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미IT는 상급자에 의한 하급자 인사평가가 없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성취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는 그의 지론이다.

 “올해에는 탁상공론보다는 고객과 현장을 함께 호흡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아울러 중국 시장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전력투구할 계획입니다.”

 남궁 사장은 특히 지난해 말 모회사인 한미약품의 상무이사(CIO)도 겸임하게 되어 더욱 어깨가 무겁게 됐다. 영업귀재에서 IT CEO로 변신에 성공한 그가 올해에는 과연 어떠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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