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의 기업 환경은 빠른 속도와 끊임없는 변화 속에 극한적인 경영합리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무한 경쟁의 장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 최근 선진기업을 중심으로 비용절감이 경쟁의 핵심 성공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e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구매합리화가 곧 경영합리화로 인식되는 추세다.
구매는 제조업의 경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금융 등 서비스업도 매출의 25%를 차지할 만큼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기능이다. 구매합리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매출 증대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보다 5배 이상의 가치를 가질 정도로 구매합리화의 효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기업이 자체적으로 실행하던 구매 업무는 지난 90년대 이후 IT와 인프라의 발달로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급증한 것과 함께 기업들의 경영합리화 노력이 늘어나면서 점차적으로 아웃소싱으로 전환되는 큰 변화를 맞게 됐다.
2000년대 들어 기업 간 구매 거래 중에서도 특히 범용성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표준화가 진척된 제품을 중심으로 기업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자재의 아웃소싱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면서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MRO 기업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MRO e마켓플레이스 기업은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백만개의 소모성 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각 기업에 맞춤 공급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MRO 비즈니스의 자리매김은 국내 시장 특성상 중요하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주요 바이어가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반면에 제품을 공급하는 수천개의 소규모 납품업자는 시설이나 자원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양자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격차를 줄여주고 구매자와 공급자 모두 윈윈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 바로 MRO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공급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면서 합리적인 시스템과 서비스를 통해 양측을 연결해주고 더 많은 비즈니스를 일으키게 하는 역할인 것이다.
구매자의 비용절감 효과와 동시에 공급자 기업의 매출이 연 평균 2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아이마켓코리아는 품질관리와 프로세스관리 등으로 공급자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MRO 기업은 애초에 더욱 좋은 품질의 제품을 좀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는데 이제는 단순하게 원가 절감 차원의 가치뿐 아니라 물류 편리성, 제품 표준화, 구매컨설팅, 기술 세미나, 엄격하고 투명한 관리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구매자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MRO 기업의 초기 모델이 경복궁 앞에서 30명을 모아서 단체 할인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모델은 관람자의 요구와 필요에 맞는 맞춤형 가이드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기업 구매담당자들 사이에 e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고객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 대기업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정부와 중견기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화에 발맞추어 전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향후에는 우리나라·중국·일본을 중심으로 동남아와 연결하는 e마켓플레이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어서 미국과 유럽 등에 진출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나 기관들의 경제 예측을 보면 올해 우리 기업의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고 구매합리화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MRO e마켓의 구매대행 효과가 더욱 절실해질 것으로 보이는 이 시기가 바로 MRO 기업에는 비즈니스 확장의 기회이자 더 큰 발전을 위한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다.
‘사는 사람에게 좋고 파는 사람에게도 좋다면 세상이 좋다’는 어느 나라 격언을 새해 벽두에 다시 새겨보게 된다.
◆현만영 아이마켓코리아 사장 my.hyun@imk.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