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에서 40인치대 LCD TV가 연초부터 가격경쟁을 주도하면서 국내 TV 시장에 약육강식의 적자생존 법칙이 심화되고 있다.
패널에서 주요 부품,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규모의 경제를 갖춘 삼성전자·LG전자로선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중소 TV 업체들은 이들 대기업과 초저가 중국 제품에 끼여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40인치대 대형 평판 TV의 경우 지난해까지 그나마 마진을 남길 수 있었으나 삼성전자·LG전자가 본격 가격경쟁에 돌입하면서 이같은 양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TV 업계가 40인치대 LCD TV를 최대 주력 모델로 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LG전자가 지난해말부터 공격적인 가격경쟁에 들어갔다. 불과 1년전만해도 400만원 가까이 육박했던 유통점 출고가는 지난해말부터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40인치 LCD TV, LG전자는 42인치 LCD TV를 연초 들어 각각 200만원대 초반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TV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양사가 이처럼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취하는데는 패널가격 등 원가 하락요인과 더불어 판매량 극대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시장을 우선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LG전자의 맞불 경쟁속에 당장 타격은 중소 TV 업계가 맞고 있다. 중소 TV 업체들이 그나마 수익을 냈던 40인치대 LCD TV마저 대기업과의 가격경쟁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30인치대 LCD TV로 거의 마진을 남기지 못했던 상황이다. 한 중소 TV 업체 관계자는 “브랜드와 마케팅 파워를 지닌 대기업과 달리 틈새시장에서 살아나려면 최소 50만원 정도의 가격경쟁력은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요즘 분위기에서는 중소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라고 전했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코리아는 최근 GS홈쇼핑을 통해 42인치 LCD TV를 129만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걸며 중저가 TV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평판 TV로 시장중심이 바뀌면서 전세계 시장경쟁 구도에서 물량공세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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