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리스크

 리버베드테크놀로지는 나스닥에 등록된 광대역데이터서비스(WDS) 부문 선두 업체다. 이 회사는 최근 힐튼 호텔 계열사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즈 클럽에 네트워크 성능을 향상시키는 솔루션을 공급했다. 리버베드 제품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5∼50배, 때로는 최대 100배까지 높여준다.

 리버베드 솔루션을 도입하기 이전, 힐튼 그랜드 클럽은 네트워크에 접속해 계약서를 스캐닝하는 데 최대 10분이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1분이면 작업이 끝난다. 도쿄와 하와이 간 파일 전송 시간도 10분에서 5초 이내로 줄었다.

 리버베드는 힐튼 프로젝트가 완료된 시점에 맞춰 자신들의 우수한 실적을 소개하는 자료를 전 세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 자료에는 제품 성능을 자랑하는 내용만큼이나 불확실한 ‘위험 요소들(risk factors)’에 대한 설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리버베드는 자신들의 자료가 실제 결과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몇 가지 가정을 비롯해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미래에 발생 가능한 위험 요소와 가정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런 자료가 리버베드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는 당연한 내용일지 몰라도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모습이다.

 리스크에 대비하는 자세로 따지면 고객사인 힐튼 측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네트워크 솔루션을 도입하기에 앞서 힐튼은 리버베드 제품 성능을 입증하는 가트너 보고서부터 검토했다. 그리고 7개월간 도쿄와 하와이 지사에 솔루션을 직접 도입해 성능을 시험했다. 이를 근거로 힐튼은 전 세계 지사에 구축할 솔루션으로 리버베드를 최종 선택했다.

 미래는 결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 경영이나 제품 개발에서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리스크 관리에 소홀한 것은 곧 미래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미래 예측과 리스크 관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만약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미래에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란다면 지금부터 관리해야 한다.

◆주상돈차장·u미디어팀@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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