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재도약이다.’
3세대 이동통신이 본격화됨에 따라 모바일 솔루션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솔루션업계는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통사 및 휴대폰 제조사의 공급 단가 인하 압박, 업체 간 과열 경쟁 등으로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나 올해 HSDPA와 와이브로 등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활성화는 턴어라운드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통신망과 단말 사양 등의 문제로 외면받아 온 무선인터넷 서비스들이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이통사들이 데이터 통신료를 20∼30% 인하한 것도 호재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비싼 이용요금 때문에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용을 기피해온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모바일 솔루션사는 올 한해가 새로운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땅다지기에 본격 돌입했다. 모바일 솔루션업체는 △차세대 킬러 서비스 발굴 △해외 시장 공략 강화 △블루오션 찾기 △코스닥 상장을 통한 성장동력 마련 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차세대 킬러서비스를 찾아라=2000년대 초에 통화연결음과 벨소리 등이 킬러서비스로 각광받으면서 관련 모바일 솔루션업체도 호황기를 누렸다. 그야말로 황금기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이용자들을 유혹하는 서비스의 등장이 지연되면서 솔루션업체의 시름도 골이 깊어지고 있다. 수많은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제대로 된 평가의 기회도 얻지 못한채 꺾여버린 서비스가 부지기수다.
올해에도 ‘제2의 통화연결음과 벨소리’를 찾기 위한 솔루션업체들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 서비스는 대기화면이다. 대기화면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출발하는 관문인 동시에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무선인터넷의 핵심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트로모바일·엑스씨이·지오텔·와이더댄 등 모바일 솔루션업체들도 이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휴대폰 대기화면 서비스 솔루션 공급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 강화=모바일 솔루션 업체들이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엑스씨이는 중국 다탕모바일에 모바일 플랫폼 ‘XVM’을 공급하며 중국의 차세대 이동통신 솔루션 및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로마소프트도 미국 가상이동망사업자(MVNO)인 디즈니모바일에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자바 플랫폼 ‘mTea’를 공급하며 기존 스프린트, 버진모바일, 싱귤러에 이어 MVNO 시장으로까지 무대를 넓혔다. 인트로모바일은 T모바일USA에 IMS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대기화면을 제어하는 동적커뮤니케이션플랫폼(DCC)을 수출했으며, 인프라웨어는 중국 차이나유니콤 단말에 무선인터넷 브라우저를 공급하는 등 차세대 솔루션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다.
◇새로운 블루오션 찾기=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은 PMP 등 차세대 모바일기기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창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MP 등 모바일기기의 솔루션도 휴대폰용 솔루션처럼 임베디드소프트웨어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유사해 모바일 솔루션업체의 이 같은 영역확대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기존 솔루션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PMP 등 모바일 단말기가 모바일 솔루션업체의 수익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DMB단말기 △IP TV 셋톱박스 △내비게이션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관련 시장은 기존 모바일 솔루션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바일 솔루션업체의 수익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PO로 새 성장기반 마련=차세대 이동통신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모바일 솔루션업체의 기업공개(IPO)는 올해에도 계속된다. 모바일 솔루션업체의 코스닥 상장은 지난 2002년 지어소프트가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지난해까지 11개사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는 모빌탑·인포뱅크·엑스씨이·지오텔 등 4개 업체가 한꺼번에 상장에 성공, 모바일 솔루션업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다.
올해에도 이 같은 상장 릴레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모바일 그래픽솔루션 업체인 네오엠텔과 동적대기화면 서비스업체인 인트로모바일, 위피 플랫폼 개발업체인 아로마소프트 등이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또 한번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국제 표준화 적극적=국내 모바일 솔루션사들은 세계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표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 무선 인터넷 표준화 작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세계 최대 무선인터넷 솔루션 표준화기구인 OMA(Open Mobile Alliance)의 주요 신흥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OMA는 2002년 6월 모바일 표준화 단체를 통합해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 솔루션 업체 및 콘텐츠 업체들이 설립한 표준화기구로 전세계 4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OMA에 회원사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24개. 12개 업체에 불과했던 2004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삼성·LG·SKT 및 ETRI 등 관련 기관을 제외한 국내 순수 모바일 솔루션사는 14개 정도이다. 이들 업체들은 OMA의 워킹그룹에 참가해 적극적인 표준화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많은 현안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손을 꼽는 것은 이통사·휴대폰제조사 간의 연계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이다. 김종식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장은 “모바일 솔루션사가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통사와 제조사가 솔루션을 실어 나르는 ‘항공모함’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안 문제가 해결된다면 세계 처음으로 CDMA를 도입하며 대성공을 거둔 모바일 대한민국의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소박스>올해 2개 화두 ‘대기화면과 풀브라우징’
2007년 모바일 솔루션업계의 화두는 ‘풀브라우징과 대기화면’이다.
올해부터 휴대폰으로도 유선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풀브라우징 기능이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취약했던 무선인터넷 시장의 변화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유무선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동통신사업자 계열 포털과 네이버·다음·야후 등 기존 유선 포털 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기화면 서비스도 무선인터넷 직접 접속이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콘텐츠서비스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휴대폰을 꾸미는 디자인 성격에 머물던 대기화면이 무선인터넷 서비스 출발 관문으로 발전하고 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 기술과 접목, 새로운 수익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이 휴대폰 속으로=기존 무선인터넷 브라우저가 왑(WAP) 규격만을 지원했다면 차세대 브라우저는 웹(WEP)의 HTML 언어까지 동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풀브라우징은 휴대폰 하나로 왑과 웹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유무선 포털 간 경쟁을 본격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휴대폰으로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는 이통사 포털인 ‘네이트’ ‘매직엔’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브라우저만으로 네이버·다음·야후·구글에 접속,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열린 환경에서 유무선 포털 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통사들은 풀브라우징 시대에 대비해 휴대폰 서핑에 최적화한 신규 포털을 만드는 등 시장 선점 전략을 부지런히 마련 중이다.
◇대기화면, 무선인터넷 활성화=이통사·솔루션·콘텐츠 업체들은 휴대폰 대기화면을 통해 이용자가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손쉽게 접속할 수 있게 되어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휴대폰 대기화면 서비스인 ‘1미리(㎜)’를 개편해 대기화면에서 설정한 무선인터넷 콘텐츠로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콘텐츠를 푸시 형태로 받아볼 수 있는 ‘T인터랙티브’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KTF도 상반기중에 기존 대기화면서비스인 ‘팝업’을 업그레이드한 ‘팝업플러스’서비스를, 그동안 대기화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LGT도 내년 2월에 대기화면 서비스인 ‘오늘은’을 론칭할 계획이다.
휴대폰 대기화면은 텍스트 기반에서 동영상과 플래시 등으로 더욱 생동적인 초기화면을 제공하게 되어 고객의 무선인터넷 이용과 모바일광고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프라웨어·인트로모바일·지오텔·위즈커뮤니케이션·와이더댄 등 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은 풀브라우징과 휴대폰 대기화면 서비스의 솔루션 공급을 위해 국내외 이통사 및 휴대폰 제조사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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