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디카 배터리 기술 놓고 중국서 `부정경쟁` 법적 공방

 중국 법원이 최근 소니가 자사 제품이 아닌 타사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디지털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도록 한 것이 부정경쟁 행위에 해당하는 지 심리에 착수해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쓰촨성 소재 배터리 전문 업체인 TSUM테크놀로지가 소니와 협력 업체인 상하이 숴강전자(SSE)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상하이 제1중급법원에서 처음 열렸다.

 이번 소송의 골자는 소니가 자사 디지털 카메라에 자사 배터리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적용해 다른 제조사들의 시장 참여를 차단하고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TSUM 측은 “소니가 배터리 회로 기판에 디지털 암호를 넣어 다른 회사의 배터리가 디지털 카메라에 장착됐을 때 자사 제품인 지 아닌 지를 구분하게 한다”며 “소니 카메라와 호환되는 배터리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제품으로 확인되면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는 국내 시판 중인 소니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니는 지난해 국내 출시한 ‘사이버샷 DSC-N1’에 ‘인포리튬’이란 배터리 인식 시스템을 적용한 후 이후 출시된 모든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에 이 기술을 탑재해 왔다. 소니 측은 위조 및 비정품 배터리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배터리 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TSUM 측은 “인포리튬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면서 “소니와 상하이 숴강전자는 인포리튬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니는 그러나 부정경쟁 행위가 아니라며 TSUM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소니 측은 “우리의 행동은 정당하며 TSUM이 우리 배터리를 오히려 카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니뿐 아니라 니콘도 일부 디지털 카메라에 소니와 유사한 정품 배터리 인식 장치를 적용하고 있고 프린터 업체들도 예전부터 리필잉크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중국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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