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KBS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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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의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이 미디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디지털로 인코딩한 음원 파일이 100만개를 돌파했기 때문. 국내 최고 수준이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다매체·다채널 시대 도래로 미디어 업계 최대 화두인 아카이브 시스템. 실제로 제작현장을 얼마나 바꿔놓았을까. 아카이브 시스템을 이용한 100% 디지털방송을 만드는 ‘U-KBS’ 제작 현장을 17일 찾았다. U-KBS는 KBS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브랜드.

# 선곡·방송 리스트 제작·곡 전송 등 집에서 OK

 오후 6시 정각. U-KBS의 인기 프로그램인 ‘김원준의 매직 인 더 월드’ 생방송이 시작됐다. 스튜디오에는 여전히 앳된 미소의 가수 겸 DJ 김원준이 오프닝 멘트를 풀어놓는다.

 프로그램 담당인 박영심 PD는 “첫 곡인 산타나의 ‘스무스’부터 끝 곡인 빅마마의 ‘사랑, 날개를 달다’까지 모두 집에서 선곡했다”며 큐시트를 보여준다. PC를 켜고 회사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에 접속, 미리 듣기를 수차례. 방송 리스트를 만들고 해당곡을 KBS 제작시스템에 전송하는 일까지 집에서 마쳤다는 것. 음반실 CD 대출→방송→반납으로 이어지는 제작과정은 완전히 생략됐다. 그러고 보니 CD플레이어 대신 KBS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미디어 플레이어인 ‘엠플레이어’가 PC에서 구동되고 있었다.

 보통 방송국 음반실 대여 수요의 80%가 최신곡에 몰려 있다. 최신 유행곡이 담긴 CD를 확보하기 위해 PD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것도 예사였는데 이제 옛 풍경이 되고 있다고. PC와 인터넷, VPN만 있으면 KBS 지방 총국 제작진도 100만곡의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 미디어 전쟁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무기고

 KBS의 각종 TFT(표준화 위원회, 오디오 아카이빙 소위원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김원 라디오 PD는 “오디오 아카이빙 시스템이 없었다면 DMB 서비스를 개시도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보통 라디오 채널 1개 만들려면 최소 12명이 필요한데,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으로 3명의 PD들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1시간 걸렸던 녹음 시간도 15∼20분이면 가능해졌다.

 역시 KBS 아키이브 시스템 개발의 산증인인 서용수 선임연구원은 “각기 다른 양식의 방송 포맷을 표준화하고 메타데이터(각 파일의 속성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전사적인 방송 통합 검색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무려 3년이나 걸렸다”고 말한다.

 김원 PD는 “애플도 KBS의 잠재적 경쟁자로 미디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KBS는 당장 쓸 수 있는 데이터창고를 만들기보다는 장기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탄탄한 무기고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고 강조한다.



# 청취자 입장에서도 새로운 즐거움

 다시 김원준의 ‘매직 인 더 월드’ 방송 현장. DMB 단말기 화면에는 앨범 재킷과 갖가지 가수 정보들이 지나간다. KBS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은 음원만 인코딩한 것이 아니라, 음원마다 관련 이미지와 정보도 함께 저장해 놓았기 때문이다. 입체적인 방송 진행으로 청취자들은 더욱 풍성한 선물을 얻게 됐다는 평가. 매일매일 ‘보는 라디오’로 진화하는 제작 현장이 흥미롭다.

 김원준의 방송은 DMB뿐만 아니라 콩(인터넷 PC), 단팥(다운로드) 서비스로 제공된다. 인터넷 게시판의 한 청취자는 “DMB폰 화면에 자막으로 음악설명도 나오구 나름 좋더라구요.^^”라고 글을 남겼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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