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19일 공개 서비스할 예정이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불타는 성전’이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등급 분류를 받지 못해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한 뒤 게임물이 등급분류를 제때 받지 못해 공지된 서비스 일정이 늦춰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세계적 히트작을 서비스하는 블리자드가 국내 심의 체계를 무시한 안일한 대처로 서비스 코앞에서 한국 이용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등급 심의 촉박하게 신청= 서비스 연기 소식이 알려지면서 17일 게임위 게시판은 네티즌의 거센 항의글로 다운까지 됐다. 대부분 “왜 빨리빨리 심의를 안 내줘서 서비스를 연기하도록 만들었냐”는 비난이었지만 실상은 게임위의 책임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벌써 수개월 전부터 1월19일 공개서비스를 약속해 온 블리자드가 게임위에 등급신청을 낸 것은 지난 12일이다. 토·일요일을 빼면 나흘 만에 등급 심의를 받아 닷새째 되는 날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전문위원 심의와 등급위원 전체 회의라는 물리적 심의 시간만 따지더라도 너무 빠듯한 일정이다. 현재 게임위 내부규정에는 신청접수 후 15일 이내에 등급을 내주도록 돼 있다.
◇흥행 노린 고도의 이슈마케팅?= 업계 일각에선 현실적 심의 조건을 모를리 없는 블리자드가 이처럼 무리수를 둔 것이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고도로 계산된 이슈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한 게임시장 흥행구조에서 이같은 충격탄은 흥행에 굉장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위 게시판이 다운된 것에서도 확인되듯 외부 일정상 불가피하게 서비스는 연기하되 구전 효과는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신뢰성에 큰 흠집= 어찌됐든 게임업체가 공지된 서비스 일정을 못지킨다는 것은 시장에 있어 치명적인 사태다. 더욱이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블리자드가 엄연한 국내 심의절차를 매끄럽게 밟지 못해 서비스 일정까지 늦춘 것은 향후 이용자 신뢰 측면에서 커다란 약점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이날 긴급히 “모든 신규가입자와 이용자들에게 10일 무료이용권을 제공하겠다”는 회유책을 내놨으나 시장 충격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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