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공학교육이 국가미래다](1)인력수급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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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의 핵심은 인적자원에 있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공학교육을 혁신했을 때 청년실업 문제나 산업기술인력 부족현상은 사라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기술인력혁신 보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공과대학 혁신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전자·IT산업분야 부족 인력 및 부족률

우수한 기술인력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점할 산업경쟁력이다. 그러나 대학이 배출한 인력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의 양적·질적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럽이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과대학 교육을 혁신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공과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창의적 종합설계(캡스톤디자인)는 기업과 대학 간 구인·구직의 부조화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신문은 한국산업기술재단·서울산업대와 공동으로 해외 공학교육 우수 사례를 곁들여 공학교육 혁신의 중요성을 앞으로 매주 수요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공동기획: 한국산업기술재단, 서울산업대학교, 전자신문사

※창의적 공학교육이 국가 미래다(1) 산업기술인력 수급불균형의 대안 창의적 공학교육 프로그램

‘우수한 사람은 많은데 내가 쓸 사람은 없다’는 게 기업하는 분의 애로사항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기술인력혁신 보고회’에 참석해 이같이 지적하고 나름대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산업계 수요가 있거나 없거나 사회에서 알아주는 직업이나 직위를 갖기 위해 수요와 관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공급초과가 돼서 결국 취직할 데가 없는 사람을 양산한다는 것. 또 하나는 사회의 수요는 분명한데 교육이 적합지 않아 결과적으로 남는 인력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재단이 근로자 1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전국 사업체 중 7894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5년 기준으로 산업기술인력이 3만3834명가량 부족하고 부족률은 5.9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기계산업의 부족률이 9.59%로 가장 높았고 부족인원은 5544명으로 밝혀졌다.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영 관련업에서 6613명이 부족하고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과 연구 개발업도 각각 2015명과 1740명이 각각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별 보유인력 만족도는 5점 척도 기준으로 평균 4.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2.1%(2005년 기준)로 세계 1위인 핀란드(88%) 다음이다. 반면에 대졸 실업자는 30만명을 훌쩍 넘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고용시장에서 소화할 수 없는 대학 졸업자 수는 35만4000명, 석사학위 소유자는 19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대졸 인력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 간의 양적·질적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창의성과 경영공학을 중심으로 한 심도 있는 창의적 공학교육이 부족해 산업현장과 괴리된 엔지니어가 양성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수치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공과대학의 차별성 없는 백화점식 학과운영과 이론 위주의 경직적인 교육시스템에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교육 중심의 공학교육으로 인해 취업 후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을 양산해 결과적으로 기업과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국가 기술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미래의 엔지니어인 이공계 대학생으로 하여금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설계능력을 배양하게 하는 수요자 중심의 공학교육인 캡스톤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이 기업과 대학 간 인력수급 불일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캡스톤디자인은 공대생들이 대학교육 4년 동안 배운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작품을 기획하고 설계·제작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종합설계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산자부와 산업기술재단이 전개하고 있는 산업기술 인력사업이다.

산업기술재단은 종합설계 능력을 갖춘 우수기술인력 양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매년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를 열어 이 사업을 전국 공과대학으로 확산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대구지역에서 경진대회를 개최, 지역 대학의 참여기회를 넓히는 한편 해외 대학의 참여도 유도하는 등 공학교육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술 및 산업의 융합화 시대에 적합한 학제 간, 융합 분야의 인력공급이 요구됨에 따라 기계, 전기·전자 분야뿐만 아니라 타 공학분야와 비공학 분야까지 확대해 다학제간 캡스톤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인터뷰-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산업기술재단은 다양한 산업기술 인력 양성사업과 함께 대학이 천편일률적인 공학교육을 탈피해 전략적인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산업계의 수요를 뒷받침하고 미래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공과대학의 경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장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높아가고 있지만 대졸 인력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 간의 양적·질적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며 “공학교육 혁신을 통해 정부 주도가 아닌 공과대학 스스로 지역 산업 여건이나 자체 핵심 역량에 따라 경쟁우위 시장으로 특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산업기술재단을 통해 공과대학에 공학교육혁신센터 설립 등 혁신 인프라를 조성해 기존의 공학교육 관련 지원사업들을 패키지화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최근 산업기술재단은 기술인력본부에 ‘공학교육혁신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3본부 2센터 2실 14팀제도를 3본부 2센터 5실 12팀제로 바꿨다. 핵심은 고객만족에 뒀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감사실도 고객 만족감사실로 명칭을 변경했다. 특히 50개 항목을 수시로 체크해 사업의 효율성과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정 총장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조만간 2015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단의 비전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기술 일자리의 미스매칭을 조정하기 위해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구인구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테크포스닷넷’ 서비스도 준비해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현장기능인력은 산업인력공단이 제공하는 인력풀(Pool)을 활용하고, 박사급 인력은 과학재단의 풀을 이용하듯 석사급 중간 엔지니어는 재단의 테크포스닷넷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또 “재단은 이공계 대학교육이 이론에 치중한 나머지 실무능력이 없는 인력을 배출한다는 산업계의 비판을 수용해 실무능력을 키우기 위해 캡스톤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 사업을 도입했다”며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종합설계 능력을 보유한 창의적 공학인력 양성 기반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수요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학과 대학생들의 캡스톤디자인 사업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해마다 치러 온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의 상금과 훈격 등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외국대학의 참여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특히 해외 대학과의 교류를 확대해 창의적 공학교육 정보를 교환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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