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도를 알아야 할 때

`비교체험 극과 극` 이라는 TV 코너가 있었다. 가장 비싼 음식과 가장 싼 음식을 동시에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취재를 위해 인도에 머문 일주일은 마치 이 프로그램과 같았다. 기자는 뭄바이에서 경악하리만큼 비참한 빈민들의 모습을 본 뒤 10분도 채 안 돼 또 경악하리만큼 화려한 여배우를 보는 체험을 했다. 그뿐인가. 4개 카스트가 다시 수천개의 카스트로 나뉘듯 그들 사이에 또 수백, 수천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 오죽하면 ‘일주일 머무르면 인도에 대해 책을 쓸 수 있지만, 일년 넘게 거주하게 되면 아예 입을 다물게 된다’고 했을까.

 기자의 눈에도 처음에는 그저 ‘인도인’이 보이더니 일주일이 지나자 서로 너무나 다른 인도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깊이와 종류를 가늠할 수 없는 극과 극 사이에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인도와 한국 사이도 극과 극이다. 가장 먼 것은 문화적 차이. 두 나라 교류에서 어떤 음식을 대접할 것인지부터 숙제가 돼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한류나 재팬쿨이 닿지 않는 이곳의 문화적 토양은 인도진출 기업에는 극복해야 할 숙제다. 사고방식의 차이도 컸다. 인도인과의 대화에서 부에 대한 욕망, 교육에의 열정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육과 부를 거리의 빈민과도 함께 나누어야 인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자의 말에 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소리라는 표정을 지었다. 대화가 될 리 없었다.

 그런 인도가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IT산업의 성공이 내수를 끌어올리며 정치·군사뿐만 아니라 경제 저변도 탄탄해지고 있다. 제3 세계의 맹주에만 머물던 과거와 달리 인도-중국-러시아, 인도-미국-일본, 인도-중국-일본 등 다양한 군사·정치·경제적 균형구도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 어떤 구도에서든 한국의 지정학적 입지는 애매모호하다.

 희망은 언제나 그랬듯 정치가 아닌 경제와 이를 떠받치는 기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 와 놀란 것은 우리가 인도를 너무 몰랐지만 그런데도 LG와 삼성·현대 등 우리 기업은 너무나 잘 해왔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실력 좋은 나머지 우리 중소기업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델리(인도)=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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