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는 과연 딱딱한 것일까요? 반대로 소프트웨어는 부드러운 것일까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다국적 기업 컨설팅 사업부 책임자인 H 임원에게 IT 총소유비용(TCO)에 관한 경향을 묻자, 되돌아온 ‘답’이다.
컴퓨팅 기술이 촌각을 다투며 혁신과 파괴를 거듭하면서 기존 구매 논리나 상식을 뒤집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1테라바이트(TB)가 ‘스페어(여유분)’라고요?” 요즘 IT 담당자들은 스토리지 구성할 때 엄청난 스페어 용량에 놀란다. 1대당 1TB이상을 쓰지 못하고 여유분으로 빼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스토리지에 장착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HDD 손상에 대비해 디스크 3개 정도를 레이드(RAID)로 구성해 여유분으로 두는 데 72기가바이트(TB) HDD를 쓰면 200GB정도가 여유분이었지만, 요즘 나온 500GB HDD를 쓰면 1.5TB가 여유분으로 빼놓아야 한다.
넷앱코리아 이종혁 차장은 “조만간 1테라바이트(T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나온다고 해서 떠들썩한데, 이를 스토리지 적용하면 1대당 적어도 3TB를 여유분으로 못쓰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비용 차이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최근 매그나칩은 스토리지를 가상화하면서 스토리지 하드웨어 구매 비용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가상화 솔루션을 구매했다. 하드웨어만 구매하느냐, 그 위에 백업·재해복구·관리소프트웨어까지 올리느냐에 따라 견적은 10배까지 차이난다.
지난해 클러스터 방식으로 슈퍼컴을 구축한 LG생산기술원 관계자도 “슈퍼컴 용량을 늘리는 데 소프트웨어 가격이 문제지 하드웨어 가격은 더 이상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 숨은 비용이 더 무섭다 = IT 담당자들은 플랫폼을 선정하는 데 엄청난 정성을 쏟지만, 문제는 엉뚱한 데서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닷넷’이다.
닷넷은 첨단 프로젝트 개발론으로 무장돼 있고 라이선스 비용도 파격적으로 저렴하다. 그런데 닷넷 플랫폼을 선택한 A 업체는 정작 ‘닷넷’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어 발을 동동 굴렀다. 유닉스 환경이 절대 다수인 국내 전산환경에서는 닷넷 개발자의 인력 비용이 높았던 것이다.
데이터 이전(마이그레이션)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는 업체도 있다. B업체 관계자는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비용이 신제품 구매 비용에 육박할 만큼 당초 예상보다 많았다”면서 “처음부터 마이그레이션이 쉬운 환경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RP를 실제 사용할 때보다 ERP를 개발할 때 스토리지를 더 많이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애플리케이션과 DB를 몇 번씩 복사하고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운용할 때보다 3∼4배 용량의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 TCO 절감 비책은 =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권하고 있다. 먼저, 무분별한 애플리케이션수를 줄이고, 가상화 기술을 적절히 이용하라는 것이다. 또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매 비용 외에도 인력 비용을 감안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총소유비용(TCO)을 줄이라는 것이다.
현태호 VM웨어 사장은 “무계획적으로 개발한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이 하드웨어와 엉켜 잘 관리되지 않을 때 운영비용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면 HW 비용은 물론 SW 업그레이드 비용까지 줄일 수 있고, 여기에 인력 효율성까지 고려하면 TCO 절감을 위한 모범 답안이 나온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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