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목할 만한 영화는…

올해 예상되는 한국 영화 제작 편수는 60∼70편. 108편의 영화가 제작돼 거품 논란 마저 일었던 지난해에 비해 제작 편수는 30∼4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사건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영화와 유명 감독들의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어서 질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영화들을 살펴본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는 1991년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화제작. 2월 1일 개봉 예정이다. 한국 현대사의 큰 전환점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도 현재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한창이다. 유명 연극연출가인 이상우 씨가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맡은 ‘작은 연못’은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20억∼30억원 규모의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이미 대학로에서 검증받은 이 감독의 연출 역량에 기대를 걸게 한다.

 ◇사극 열풍 재연=전혀 예상치 않았던 흥행 기록을 세운 ‘왕의 남자’와 한석규의 재기에 방점을 찍은 ‘음란서생’의 성공을 이어가려는 사극들도 눈에 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장윤현 감독과 송혜교의 만남인 ‘황진이’. 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 때문에 세트 제작비 등에 만만찮은 돈이 들어 70억원대의 순제작비가 든다. 김탁환 씨 원작 ‘방각본 살인사건’의 영화화도 진행 중이다. ‘분홍신’ ‘와니와 준하’를 만든 김용균 감독은 명성황후와 무사의 사랑을 그린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만들 예정.

 ◇멜로로 승부한다=유명 감독들의 멜로 영화도 빠질 수 없다. 우선 영화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은 이준익 감독의 ‘매혹’. 일찌감치 정진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4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임을 분명히 했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황정민과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임수정을 내세워 ‘행복’을 만든다. ‘번지점프를 하다’ ‘가을로’ 등으로 멜로 영화 감독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김대승 감독도 50대 멜로를 표방한 ‘연인’을 만들 계획이다.

 ◇임권택과 이창동=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일단 기대를 걸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과 이창동 감독의 ‘밀양’.

 감독들의 단명에 우려를 갖고 있는 영화계에서 100번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크나큰 의미를 지닌다. 이청준 씨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송화·동호 등 주요 배역이 ‘서편제’와 같다.

 ‘밀양’은 한동안 영화계를 떠나 있던 이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 감독으로 활동하는 동안 만들었던 영화들이 국내외에서 호평받았기에 그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에 관심이 큰 것. 여기에 송강호·전도연이라는 당대 연기력 최고의 배우가 합류했다는 점 역시 기대를 걸게 한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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