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단형 SW 수출 한국형 해외진출 모델 부상

 IT서비스와 국산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한 선단형 수출이 한국형 SW 수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선단형 SW 수출은 덩치가 큰 IT서비스 업체를 축으로 국산 SW업체를 여러 개 붙여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유영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과 유병창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내정자가 연이어 SW 수출 핵심 전략으로 선단형 SW 수출을 강조, 새해 정부의 국산 SW 수출 정책이 선단형으로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단형 모델은 규모의 영세성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SW업체들의 해외 진출의 기회를 넓힐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IT서비스업체 주도의 SW 수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 정책 수립 단계에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선단형으로 해외 나간다=유 원장은 최근 전자신문이 마련한 ‘SW강국으로 가는 길’ 결산 좌담회에 참석해 “중소 SW업체들이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IT서비스 업계와 손잡고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정보화를 이루어낸 전자정부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전자정부, 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 교통카드시스템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국내 프로젝트를 구축한 IT서비스 업체와 SW업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해외 시장에 내보내자는 것이다. 정보통신부와 진흥원은 실제 내년 국산 SW 수출 정책의 핵을 선단형 모델에 맞추고 구체적인 계획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유 회장 내정자도 신임 회장으로 추대된 자리에서 “SW업체들이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해외에 나가야 할 때”라며 “IT서비스와 패키지 SW를 양분하는 것보다 두 분야가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SW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최대 단체다.

 사실상 정부와 업계 대표단체가 선단형 SW 수출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IT서비스 수출 한계 지적=하지만 일각에선 선단형 수출의 한계를 지적한다. 선단형 모델은 IT서비스와 SW업체간 종속관계를 해외 시장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준거사이트 확보까지 걸릴 긴 시간을 견딜 SW업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SW업체 사장은 “IT서비스 분야는 철저한 내수 산업이기 때문에 국내 IT서비스업체가 수출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며 “선단형 모델은 오히려 국산 SW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굿소프트웨어(GS) 인증사들의 모임인 한국GS인증협회는 IT서비스를 빼고 우수 국산 솔루션을 결합해 해외에 판매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중이다.

 백종진 한국GS인증협회 회장은 “국내외에서 검증받은 우수 솔루션을 결합한 IT 상단을 구성해 협회 차원에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면밀한 검토 필요”=SW업계는 선단형 SW 수출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정책 당국에 요구했다.

 이강만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독자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에 대한 해외시장 지원 정책이 달라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SW 수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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