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이는 걸보면 대학 입시철이 다가온 모양이다. 이 때 쯤이면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발걸음도 조심스럽다 하던가. 대학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 상아탑의 관문은 좁기만 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흔히들 잘 나간다는 명문 대학의 진입문은 말 그대로 바늘구멍이다. 그래도 그 문을 넘어서야 한다고 하니 도리가 없는 노릇이다. 대입 열기를 냉철하게 보면 다름아닌 이 사회에 짙게 깔려있는 학력지상주의가 그 배경이다. 대학을 나오지않고서는 사회일원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졸업자와 고교졸업자의 임금 격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승진 기회는 말할 것도 없고 변변한 직책마저도 얻기 힘들다. 그렇다보니 모로 돌아 가더라도 대학 진학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재의 양성은 대학의 본질이기도 하다. 학문에 뜻이 있고 우수한 인재들의 대학진학은 요긴한 일이라 할 수있다. 하지만 취업을 위한 방편으로, 또는 무조건 가고 보자는 식의 대학진학 바람은 사회적 제 비용을 증가시키고 그 병리적 현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크다는 점에서 소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 것은 말그대로 봉건적 사회계급에 자신의 신분을 포장하려는, 그 이상의 그 이하의 시도도 아니라고 본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의 리차드 플로리다 교수는 그 것을 그렇게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제 그런 계급에 의한 사회발전과 구조 변화는 끝났다고 했다. 앞으로 그 역할은 새로운 계층인 이른바 창조적 계급자들이 출현해 이를 수행하고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그가 말하는 창조적 계급자는 말그대로 관행과 답습보다는 새로운, 예컨대 창조성을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새 길을 걷는 사람이 바로 창조적 계급자인 셈이다. 그가 말한 얘기를 우리쪽에 쉽게 대입해 보면 대학보다는 학과를 선택하고 유망학과보다는 자신의 일과 성향을 좆는 것이다. 해서 친구따라 강남 갔다가는 창조적계급에 진입할 수 없고 너도나도 매달리는 유명대학 유망학과에 진학했다 해서 내일이 보장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중요한 사실 하나는 창조적 가치를 내세우지 않는 대학들이 하나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명문대학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는 대학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역사와 전통만을 강조했다가는 우수 인재를 불러 모을 수 없고 취업률과 특성화만 내세워서는 양질의 인재를 유치할 수 없다. 그 방안 중 하나는 사회 흐름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빨리 읽고 이를 수용하려는 적극적인 노력과 변화가 처방전이다. 언제까지 수급 불균형에만 의지해 학사를 운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기 정시 모집대학군에서 잇달아 입시요강을 발표하고 있다.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권면한다면 변화에 힘쓰는 대학과 학과를 눈여겨 보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일의 빛을 밝힐 수 있다.이와함께 대학들도 성적보다는 창조적 계급자를 유치하고 양성하는 데 더 힘쓰고 노력했으면 한다. 그 것은 새로운 계층을 열고 이를 토대로 사회 발전의 모멘텀으로, 또다른 희망을 쏘아올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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