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최연성(SK텔레콤 T1)이 돌아왔다. 최연성은 지난 7일 저녁 OSL의 관문인 듀얼토너먼트에서 이스트로의 신예 신희승에게 일격을 당했으나, 삼성전자 이재황을 연거푸 제압하며 힘겹게 스타리그에 복귀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OSL)와 MBC게임스타리그(MSL)에서 예선을 전전하며 슬럼프에 빠질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것이다. 최연성은 사실 그동안 극심한 부진의 늪에서 심하게 허덕였다. 그 질긴 우승자 징크스였을까. 지난 3월 ‘투신’ 박성준을 가볍게 제압하며 두번째 OSL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반기들어선 아예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2005∼2006시즌 MVP로선 도무지 믿기 어려운 행보였다. 그의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인 ‘황제’ 임요환이 지난 10월 군입대한 이후엔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여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의 부진은 곧바로 팀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프로리그 4연속 우승이란 전대미문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T1은 최연성의 부진과 임요환의 입대가 맞물리면서 후기 시즌에서 참단한 성적표를 남기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기리그에서의 강한 포스를 내며 다른 팀들로부터 공포의 대상이었던 예전의 T1이 아니었다. ‘악마토스’ 박용욱과 팀의 기둥인 최연성으로선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연성은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조짐은 얼마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었다. 지난 10월말 ‘WCG2006’에서 다시한번 박성준을 잡고 우승하며 숨고르기를 하더니, 프로리그 후기 막판 에이스결정전 등 중요한 경기를 잡아내며 ‘아직 괴물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기도 했다. 최연성의 이제 목표는 OSL 우승이다. 그도 주저하지 않고 ‘목표는 우승’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OSL에서 세번째로 우승하며 두번째 골든마우스를 거머쥐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둘 있다. 하나는 ‘대표 테란’ 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천재’ 이윤열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의 천적인 ‘마에스트로’ 마재윤이다. 이윤열은 센게임 MSL 결승에서 꺾은 바 있지만, 하나뿐인 종족 최강자 자리를 놓고 수 년째 경쟁중인 최고 라이벌이다. 최연성은 특히 이윤열이 지난 OSL에서 우승, 사상 첫 OSL 3회 우승의 역사를 쓰는 장면을 보았던 터라 그를 꼭 꺾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이를 의식한 듯 최연성은 스타리그 복귀 후 공개적으로 이윤열이 OSL지명식에서 자신을 지명해달라고 했다. 마재윤 역시 최연성에겐 한이 많은 선수다. MSL 3회 우승, OSL 2회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최연성이지만, 유독 마재윤에겐 압도적으로 밀린다. 한 때 상대 전적이 11전 전패로 내몰린 적도 있다. 종족 상성상 테란이 저그에 앞선다는 점에서 더욱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최연성의 복귀로 스타크래프트계 최고 선수, 즉 ‘본좌’ 논쟁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 슈퍼파이트에서 마재윤이 이윤열을 제압하며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하지만, OSL에서만큼은 마재윤은 첫 본선 진출이다. 최연성은 이에따라 이번 OSL에서 라이벌들을 제압하고 진정한 e스포츠계 본좌에 오르는 한편 이윤열에 이어 두번째로 OSL 3회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골든마우스를 수상,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한박자 빠른 확장과 이를 바탕으로한 엄청난 물량전에 능하다고해서 ‘괴물’로 불리우는 최연성. 그가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한번 정상에 오를 지 차기 OSL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하나 생겼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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