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산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이 울상이다.
해외 시장은 열리고 있지만 국내 이동통신사 및 휴대폰 제조사들의 물량 발주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 가입자가 4000만명에 접어든 시점이어서 국내 시장은 사실상 예전 같은 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솔루션 업체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가장 울상짓게 하는 건 따로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통사 및 휴대폰 제조사들이 국산 솔루션을 홀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솔루션 업계는 이통사 및 휴대폰 제조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모바일 솔루션 업체의 라이선스를 인정하지 않고 단순한 용역 형태로 솔루션을 공급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호소한다. 반면에 외국산 솔루션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하고 정기적으로 로열티를 지급, ‘역차별’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러한 계약 형태는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용역베이스로 국내 이통사에 공급했다고 하면 지식재산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계약을 기피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 같은 토양이 계속된다면 모바일 솔루션 업체의 자본 축적이 불가능해 국산 모바일 솔루션의 경쟁력은 갈수록 낙후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 같은 모바일 솔루션 업체의 주장을 100%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통사 및 휴대폰 제조사들은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해온 서비스에 대해서는 라이선스를 인정하고 있다고 해명한다. 무조건 용역 형태로 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사실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은 그동안 이통사와 휴대폰 업체들의 우산 아래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솔루션 업체들의 주장이 그동안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의 그늘에서 잘 지내오다가 시장 상황이 나빠졌다고 내뱉는 투정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유다.
아무튼 국내 이통통신 산업은 세계에서 유례를 보기 어려울 만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성장은 이통사·휴대폰제조사·솔루션업계가 함께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다.
결국 상황이 힘들다고 서로 헐뜯는 행태로 간다면 공멸의 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한발씩 양보하면서 공생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도록 생태계를 바꿔가야 한다. 국산 모바일 솔루션의 경쟁력이 사라진다면?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권상희기자·콘텐츠팀@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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