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폴리머 배터리가 노트북PC에 본격 채택될 전망이다.
미국 소니일렉트로닉스의 스탠 글래스고 사장<사진>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만간 노트북PC 업체들이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소니가 제조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 사고를 일으켜 대거 리콜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년 동안 델·레노버·도시바·애플 등 주요 컴퓨터 업체들은 자사 일부 노트북에 장착한 소니의 리튬이온 배터리 수 백만개를 리콜한 바 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전해질로 액체를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성분인 폴리머를 이용한다. 따라서 배터리가 파손돼도 전해질이 밖으로 새 나가지 않아 발화 및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
또 수은 등 중금속이 없어 인체에 무해하고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외장을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 필요가 없어 무게를 기존 배터리의 30%정도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제조 공정이 간단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대용량으로 만들 수도 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요구하는 긴 수명을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수명이 개선되면서 몇몇 업체들이 이를 휴대폰에 채택하고 있다.
미쓰비시가 1997년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한 ‘페디온(Pedion)’이라는 노트북PC를 선보였으나 제품 가격이 6000달러에 육박하고 몇 가지 기계적 문제가 있어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한편 일부 업체들은 최근 빚어진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 리콜 사태 이후 리튬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징크매트릭스파워와 파워지닉스는 내년에 아연을 이용한 배터리를 출하할 예정이다. 또 ‘MTI 마이크로 퓨얼 셀’ 등은 메탄올을 이용한 연료전지를 노트북PC용 배터리로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글래스고 사장은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새로운 배터리가 선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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