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스템 제2센터 이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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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2센터로 이전은 1센터와는 분명 다른 조건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이전 대상 기관의 총 시스템 규모는 1센터보다 더 크고, 시간과 예산은 오히려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센터 이전 작업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은 대규모의 정보가 센터로 집중되는 데 따른 위험요소를 이유로 근원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센터 통합에 따른 보안 문제가 본격 논쟁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전 기간은 절반, 예산은 미정?=현재 신축 중인 광주센터는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한다. 계획상 2센터 이전 마무리는 내년 말. 1센터로 이전하는 작업이 1년간(2005년 10월∼2006년 10월) 공휴일을 이용해 총 42회에 걸쳐 비교적 차분히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두 배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그러나 시스템 규모는 2센터로 들어가는 24개 부처가 1센터에 입주한 24개 부처보다 더 크다. 부처 파악에 따르면 2센터로 이전해야 할 서버 대수는 2400여대로 1센터 때 이전된 1555대보다 1000대가량 많다. 예산을 보면 1센터 시스템 이전에 든 비용은 487억원. 현재 국회에 상정 중인 내년도 통합센터 관련 예산은 900억여원 수준으로, 이 중 이전에 드는 예산은 300억원 전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정통부는 신축센터의 완공 시기를 하루라도 단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 통합센터 관계자는 “이전사업비가 정확히 산출된 상태는 아니다”며 “그러나 초과 예산 때문에 부처별로 시스템 이전 방식을 조정해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기관 이전방식 마지막 조율 중=이전 대상 기관 중 단순 이전이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한 곳은 기상청·경찰청·외교부·국세청 등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을 한 예로 들면 기상청 슈퍼컴퓨터센터는 결국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무중단으로 운영하는 슈퍼컴퓨터를 이전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상청은 종합기상정보시스템·수치예보시스템 등 단 몇 초도 중단돼서는 안 되는 30% 정도의 무중단 시스템에 대한 복안을 정부 측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나 특허청, 경찰청도 일부 업무에 따라서는 무중단 형태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 증가 때문에 이 기관들의 요구가 모두 수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주요 기관이 통합센터의 보안상 문제를 지적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금납부 및 고소·고발사건 등과 같은 개인정보가 유관기관이나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감이다.

 ◇기관 특수성 고려, 현실안 수립해야=지난 5월, 우편금융시스템 무중단 이전 사업은 세 차례나 유찰됐다. 당시 겉으로는 사업자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우편금융시스템이 백업체계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아 무중단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행자부와 정통부가 예산 70억원을 긴급 투입해 백업 및 재해복구 대비책을 세운 후에야 사업자가 선정되고 이전에 성공했지만, 당시 그대로 사업을 진행했을 경우 금융대란은 불가피했다는 게 한목소리다. 경찰청의 경우 신원조회에 대한 백업체계를 갖춰놓지 않으면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상청은 방재기관으로서 사고 발생 시 5분 이내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센터 이전의 무중단은 ‘4시간 중단’을 전제로 하는데, 기상청의 시스템은 사실상 휴일에도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만일에 발생할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

 부처의 한 관계자는 “2센터 이전 대상 기관 중 1센터 이전을 우선 피해보자고 꼼수를 부린 기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2센터 이전 대상 중 적지 않은 기관은 업무 특성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기관인 것만은 틀림없는만큼 기관별로 꼼꼼히 검토해 현실성 있는 이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청와대 결정사항이라는 이유로 조건 없는 방식을 택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안전한 센터 구축을 목표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전산통합센터 프로젝트, 광주센터 완료부터가 시작이다?

 정부가 구상하는 통합센터 프로젝트는 사실상 광주센터 이전 완료 이후에 ‘본게임’이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2개 센터에 48개 부처 시스템을 이전했지만 이는 ‘코 로케이션’에 해당되는 물리적 위치 통합이다. 사실상 이로 인한 효과는 지표화하기 힘들 정도로 낮고, 오히려 당분간 본부와 이중 업무로 인해 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정부가 최근 부처정보화담당관을 대상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통합센터로 인한 인원은 20∼30%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정부는 직제개편을 통해 유휴인력을 전자정부의 기획·조정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배치한다는 복안이 있다.

 더 큰 그림은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 통합 구상이다. 한 예로 e메일 시스템을 통합할 경우 5년간 254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48개 부처가 사용중인 e메일 시스템은 총 98대로, 서버통합과 ID표준화 등으로 서버 대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스토리지 통합 효과는 더 크다. 현재 부처가 사용 중인 디스크 규모는 3081테라바이트로 파악된다. 이 중 사용되는 것은 50∼60%로 1300억원 규모의 디스크가 놀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스토리지 통합은 이미 가상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통합 자체는 무리가 없다. 정부도 80% 정도로 디스크 사용률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한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향후 2년간 디스크 증설이 아예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스템 통합, 특히 애플리케이션 통합은 많은 논란을 빚을 수밖에 없다. 25만여명의 공무원 e메일이 한 군데에서 관리됨에 따른 위험요소 그리고 정보의 통합과 비대함이 불러올 수 있는 사고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합에 따른 보안성과 안정성을 몇 배로 강화할 것이라는 방침이지만 이를 둘러싼 논쟁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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