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웹사이트 대부분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조차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정보격차(Digital Devide)와 웹 접근성 문제가 다시 한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5일 BBC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UN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영국 등 20개 나라의 여행·쇼핑·금융·정부·언론 5개 분야 대표 웹사이트를 표본 분석한 결과, 100개 중 오직 3개 사이트만이 장애인의 접근을 허용하는 최소한의 표준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웹사이트는 영국 총리실 웹사이트와 스페인정부 사이트, 독일 수상의 사이트다.
이 조사는 웹 접근성 전문기관 노멘사가 실시했으며 아르헨티나·호주·브라질·캐나다·칠레·중국·프랑스·독일·인도·일본·케냐·멕시코·모로코·러시아·싱가포르·남아프리카공화국·스페인·아랍에미리트연합·영국·미국 등 20개 국가 웹사이트가 포함됐다. 그러나 한국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노멘사가 웹 접근성 가이드라인(WCAG: the 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에 근거해 분류한 결과, 웹사이트의 93%는 시각 장애인들이 그림을 보는 대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해설자막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또 웹사이트의 73%는 시각장애인 전용 모니터에서 지원되지 않는 자바스크립트로 주요 기능을 만들었으며 98%는 웹 접근성을 위한 프로그래밍 코드의 업계 표준을 지키지 않았다.
알렉스 메트칼페 노멘사 고객서비스본부장은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웹사이트가 모두에게 평등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은 상업적·법적·도덕적 이유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웹 개발자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공통적으로 편리한 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이 나서 노하우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저빌리티 전문업체 포비안스의 마크 그리스톡 마케팅 이사는 “7년 전 웹 접근성 가이드라인이 제정됐지만 의무규정이 아니어서 각자의 해석대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라며 “가이드라인보다 웹사이트 제작 방법에 관한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톡 이사는 또 “기술적으로 웹 접근성을 충족하면서 동시에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관련 기관이 수집한 모범 사례를 웹 개발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10% 가량인 6억명이 시각장애인이며 이들 중 80%는 개발도상국가에 살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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