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BTL사업, 첨단 IT인프라 구축으로 확대

 지자체의 임대형민자사업(BTL)이 기존 도로, 터널 건설 등 오프라인 건설 위주에서 첨단 IT 관련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BTL(Build Transfer Lease) 사업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편성하고, 기존 건설 중심의 투자를 넘어 국방 정보화 등 IT 분야에도 BTL 도입을 밝힌 가운데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도시 정보화, 첨단 클러스터 조성, 과학기술 기반 사업 등에 속속 BTL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BTL 사업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부산이다. 올 초 부산정보고속도로 구축 사업에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BTL 방식을 도입, 지난달 본격 사업 착수에 나섰다. KT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해 시청과 산하 구, 군청 등 주요 행정기관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초고속 자가 광통신망 구축 사업이며 사업비만 130억원 규모. 사업 완료 후에는 KT 측에 매년 임대료를 지급하는 형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망 사용료로 매년 나가는 비용과 사업 완료 후 사업자에 지불할 임대료를 비교할 때 비용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반면에 다양한 첨단 행정서비스 도입과 보안수준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등 부가 효과는 높다고 판단해 BTL 방식을 도입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시는 부산시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부산 u시티 사업의 통신 기반이 될 와이브로, USN 등 u인프라 구축과 u헬스 등 공공서비스 사업에도 BTL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상북도의 경우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에 BTL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원자력산업, 에너지부품소재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에너지체험클러스터 조성 등을 포함한 에너지클러스터(U-EC)에 수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와 관련 4개 시·군은 용역비 7억원을 투입해 타당성 검토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에 나섰고, 재원 확보를 위해 BTL 등 민간투자사업을 적극 발굴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서울시가 민간투자 사업으로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고 지방 과학관 건립 등 지자체 과학문화 대중화 정책 추진 전반에도 BTL 방식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한편, 지자체의 첨단 IT인프라 사업에 BTL 적용이 확대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역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유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예산 부족과 경기 활성화를 빌미로 무리하게 추진된다는 지적이다. 부산 산업체 한 관계자는 “주로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에 BTL 방식이 적용돼 대기업이 아닌 지역 중소 IT기업이 소외되고 있다”며 “지역업체의 참여 의무화 등 중소기업을 위한 방안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필 KDI 전문위원은 BTL사업 관련 보고서를 통해 “무엇보다 지자체와 사업시행자의 적극적인 의지와 효율적인 파트너십 등이 필요하며 지역적으로 또는 사업 규모별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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