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금융과 정보통신 컨버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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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정보통신 미래모임’에서 김재근 이니텍 대표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각 산업간 영역을 파괴하는 ‘컨버전스’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금융과 정보기술(IT) 통합 역시 단순한 기술 결합 외에, 산업 자체에 격랑을 일으키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낳고 있다.

정보통신미래모임(회장 정태명·성균관대 교수)은 지난달 28일 ‘금융과 정보통신 컨버전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제 컨버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규정하고 금융분야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주 연사로 나선 이봉규 연세대 교수는 “금융권은 비용절감 및 실시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신사는 음성서비스 시장 포화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에서 서로 빠르게 융복합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초기에는 온라인을 활용한 소극적인 컨버전스였다면, 앞으로는 순수 네트워크 기반의 통신과 금융 결합상품이 나오는 새로운 금융 컨버전스 시장이 나타날 것”이으로 전망했다. 패널로 참석한 정재동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 전무도 “마일리지처럼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자산이 발행, 유통되는 새로운 금융환경이 도래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유비쿼터스 파이낸싱’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버전스에 따른 이통사와 금융권의 주도권, 주무부처도 관심 사안으로 논의됐다. 하지만 이통사의 직접적인 금융업 진출에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금융기관과 통신사간에 경쟁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느냐”는 이연희 LG CNS 팀장의 질문에 이봉규 연세대 교수는 “이제까지 규제 때문에 이통사들이 금융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시간상의 문제일 뿐, 조만간 금융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창호 한신대 교수도 “WCDMA나 와이브로에 공인인증서, 카드, 티켓 기능을 넣어 개인이 거래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전망이 밝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대해 문영성 숭실대 교수는 “핵심은 자금 조달인데, 이통사가 금융사만큼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통사의 금융업 진출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책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달리했다.

금융과 IT 컨버전스 속도 역시 의견이 분분했다. 김광옥 농협 전산정보분사장(CIO)은 “80년대 초만 해도 전산 사이클이 10년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3년으로 단축돼 시스템 개발 끝내고 적용할 때쯤 되면 다시 신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경쟁심리와 시스템 벤더들의 종용 때문에 전산 실무진들도 어쩔 수 없다”고 애로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빨리빨리’가 오히려 국가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봉규 연세대 교수는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시행착오를 먼저 거치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이를 수출로 연계하면 효과가 커지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장세탁 어플리씨스코리아 고문도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빠르게 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우선’ 정책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금융과 정보통신 컨버전스 역시 주체는 소비자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준형 경희대 교수는 “금융사의 경쟁력 강화, 이익창출과 함께 중요한 것은 소비자”라며 “소비자에게 저렴하면서 고품질 금융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근 이니텍 사장도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소비자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형태로 발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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