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조티시즘(exoticism)은 원래 그리스어의 엑소티코스(exotikos:외국의·외래의)에서 유래한 말로 이국정서(異國情緖) 혹은 이국정취(異國情趣)에 탐닉하는 현상을 말한다.
의식 형태상으로는 이국적인 풍물이나 사상(事象) 등이 신기하게 느껴지는 감각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미지의 나라에 대한 동경을 정취화한 경우를 의미하기도 한다. 18세기 중엽에는 유럽을 풍미하면서 낭만주의의 한 조류로 흡수되기도 했다.
근래 들어서는 이국정취에 탐닉하면서 이를 미적 향락의 대상으로 삼거나 예술적 수법을 의미하는 이즘(ism)이 가미됐다. 탐미주의적인 색채를 띠게 된 것이다. 예술 활동의 난관을 제작기법으로 타개해 새로운 분야를 발견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타개책으로 해석된다.
이국의 것을 취해보고, 이것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많았음은 물론이다. 유행이랄 수도 있다. 예술활동이든 문학의 사조든 유행은 한때다. 금세 달아올랐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곤 한다.
호사가들은 이런 엑조티시즘을 한국인의 습성을 폄하하는 말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국적인 것에 탐닉하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습성이 흡사 민족성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HW나 SW의 유행이다. 엑조티시즘이 첨단 HW·SW에도 발현됐다는 것이다. 기업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첨단 유행을 추구한다. 새로운 것이 개발되면 이것을 쓰지 않고는 못견디는 그런 성향이다. 당연히 새 조류에 편승하지 않으면 큰일을 당할 것처럼 조바심을 낸다.
그런 엑조티시즘이 우리 산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휴대폰이 대표적이다. 휴대폰은 우리나라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정도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폴더나 슬라이드폰이 우리나라를 통해 세계적인 휴대폰 조류로 자리매김했다. 1000만 화소폰도 우리가 처음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게임, UCC도 마찬가지다. 엑조티즘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HW에 이어 SW 분야에도 이런 가능성이 예고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술의 변화를 얼마나 빨리 수용하고 응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시대다. 바야흐로 개인이든 민족이든 고유의 캐릭터를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발전, 승화시킬 수 있는 엑조티시즘이 강한 우리 민족에게 기회가 오는 것 같다.
박승정 솔루션팀장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3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4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
10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