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디지털콘텐츠 산업 발전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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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성인/459

통·방융합을 위한 기구개편 논의가 뜨겁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사안이므로 원칙과 목표에 합의하고 그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궁극적이고도 구체적인 조직개편 목표는 무엇이어야 할까. 경기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이 냉엄한 경제현실에서는 ‘단 0.5%의 경제성장이라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분명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조직적 틀이 무엇인지가 기구개편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돼야 한다.

 이해를 다투는 목소리는 다양하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정책수요를 읽는 것이 이 모든 논의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IT산업이 전통산업과 만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IT와 전통적인 콘텐츠가 융합된 디지털 콘텐츠는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한편으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시장이 이제 막 열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산업이 와해되고 있는 형국이다.

 영화나 음악뿐만 아니라 교육과 의료 등 다양한 전통적인 콘텐츠가 인터넷에서 경쟁적으로 실험 서비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시장구조도 위협적으로 점차 바뀌는 중이다. 구글의 지도 서비스와 연결된 부동산 사이트가 새로운 시장 판도를 만들고 있고 온라인 음악서비스는 음반 제조업자와 도매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듯 전통적인 의미의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유기적으로 결합된 네트워크형 산업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서 핵심경쟁력은 무엇인가.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과 SW기술이다. 이른바 ‘구글효과’가 말해주듯이 IT산업을 바꾸고 있는 구글을 보자. ‘검색’이라는 SW기술과 ‘광고’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한 것이 구글의 핵심 경쟁력이다. 블루오션을 항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수요를 누구보다 먼저 수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양방향 맞춤형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SW기술이 또한 경쟁력의 원천이다. 구글과 우리나라 포털을 비교할 때 볼 수 있듯이 차별적인 SW기술 없이는 글로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SW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소비자의 힘에 기대어 우리 기업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만 한다면 바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눈앞에 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이제 IT정책은 네트워크와 HW에서 SW와 디지털 콘텐츠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통·방융합시대의 성장 전략은 기존 산업의 단순한 대체나 발전이라기보다는 IT가 전통산업에 결합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엄청난 속도로 변해가는 기술이나 산업 간 융합으로 새롭게 출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할 때 기존의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규제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IT정책에서도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도약을 위해 웅크리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를 수 있게 탄력을 부여하는 것은 누구에게 떠넘길 수 없는 정부의 몫이다. IT산업이 전통산업에 적용, 확산되는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IT정책의 연속성에 기반한 혁신이 필요하다. 곧 기존 IT정책은 외연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발전해 나가야 하고 또 IT정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이 조화돼야 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계승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목욕물과 함께 아이를 버리지 않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산업의 논리에서 정책을 그리고 조직을 바라보고 있는가.

◆유영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ymyou@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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