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요금이 비싸다니?

 공공요금은 치솟는데 통신요금은 하락하고 있다는 본지 기사가 나가자 많은 네티즌이 흥분했다. “과열 경쟁으로 자업자득”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부터 “말도 안 된다. 기본요금이나 없애라” “왜 통신업체 편을 드느냐”는 반응까지 다양했다.

 소비자야 체감하는 통신요금이 여전히 높은데 뭐가 내렸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빠듯한 살림에 매달 몇만원씩 나오는 요금고지서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통신요금은 내려간 게 맞다. 국제통신연합(ITU)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싸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도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OECD 평균의 76%로 나타났다.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과거에 비해 실속형 요금제나 저렴한 요금제가 많이 나와 있다.

그렇다고 가계에서 통신비 부담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최근 5년 동안 소득이 늘고 통신요금 비중도 4%로 늘었으니 금액상으로는 상당히 증가했을 것이다. 가계당 10만∼16만원이면 적은 비용이 아니다. 통신요금은 내렸는데 통신비 부담이 늘었다면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많이 썼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5년 전에 비해 서비스 종류가 얼마나 늘었는지 손으로 꼽기도 힘들다. 음성 통화는 물론이고 지하철 타고 가는 내내 게임도 하고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도 엄청나게 많이 주고받는다. 동영상도 보고 블로그도 한다. 심지어 시내전화박스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사람도 제법 있다.

우리나라처럼 땅속이든 산골이든 통화가 잘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기지국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도시 안에서도 통화가 안 되는 지역이 있다. 대부분 나라는 휴대폰을 받는 사람에게도 요금을 부과한다. 그런만큼 외국인은 휴대폰을 말 그대로 ‘용건만 간단히’ 처리한다. 기본료가 비싸다는 불만도 있지만 웬만해서는 잘 안 터지는 미국 등 외국 이동전화 기본료에 비하면 싼 편이다.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외국에 비하면 거의 공짜에 가깝다. 양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해도 그렇다.

국내 사업자의 요금제에도 인하해야 할 구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금 인하를 주장하려면 적어도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 국내 사업자가 외국 사업자에 비해 얼마나 이익을 많이 챙기는지 모르겠지만 요금 자체는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수준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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