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알카텔의 루슨트 인수 승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알카텔의 루슨트테크놀로지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19일(현지시각) C넷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 통신장비 업체인 알카텔이 총 118억달러에 미국의 루슨트를 인수·합병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연 매출 25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장비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부시 대통령의 최종 승인은 두 회사가 미국 정부와의 공동 사업을 담당할 별도의 사업부를 설치해 기술 유출과 안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알카텔과 루슨트는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건실하고 광범위한 (2개의)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사의 합병은 여러 해 동안 무선 및 유선 통신장비 시장에서 경쟁해 온 두 라이벌 기업의 합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합병을 정식 발표했고 이후 지난 9월 주주들의 최종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루슨트의 벨 연구소(벨 랩)가 미국 정부와 개발 중인 핵심 기술들의 외부 유출을 우려해 왔다. 벨 연구소는 8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유닉스 컴퓨터 OS 등의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에 미국해외투자위원회(CFIUS)는 이번 합병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75일간 조사해 왔다. 공화당 던컨 헌터 하원의원은 루슨트가 미국 정부와 계약해 개발 중인 기술들이 적절히 보호될 지 우려했다. 루슨트의 정부 계약 사업 중엔 DARPA와의 과제도 포함돼 있다.

 두 회사는 연말까지 모든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파리에 통합 법인을 설립한다. 패트리샤 루소 루슨트 현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서지 추룩 알카텔 회장 겸 CEO가 사장에 임명된다.

알카텔은 전통적으로 유럽의 통신 서비스 업체들과, 루슨트는 북미의 통신 서비스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이번 합병으로 두 대륙의 고객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아시아 시장 경쟁에서 운영 효율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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