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배당 유혹 `도박사이트` 다시 기승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사행성 게임장 영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도 ‘현금베팅’, ‘현금 출금’ 등으로 이용자들을 유혹하는 불법 도박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법권을 가진 검찰, 인터넷 사후관리 권한을 가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의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있다.

 ◇개인PC P2P 네트워크 PC방 등장=최근 도박영화 ‘타짜’의 흥행 돌풍의 영향으로 ‘탄’ · ‘기술자’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틈을 타 버젓이 ‘타짜’를 홍보·마케팅 전면에 내건 사이트들까지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존 형태의 독립형 도박사이트는 물론 각 개인PC를 P2P방식으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PC방을 형성하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서버를 해외로 옮겨 불법 영업을 하는 경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국내와 연계해 한국 이용자들을 위한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 운영한 조직이 검거된 데 이어 서버 소재지가 필리핀, 태국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현금충전 등 버젓이=‘온○○○(http://pconXXXX.com)’의 경우, 이용자가 사이트에 들어가려면 곧바로 실행 프로그램(onlinepcbang.exe)이 설치되고, 바탕화면에 바로가기 아이콘이 뜬다.

 여기서는 현재 불법으로 규정된 현금충전과 일정 금액 이상시 현금 출금이라는 도박이 횡행하고 있다. 매 현금출금자의 이름과 금액을 사이트 전면에 게시하면서 이용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사이트인 ‘리얼○○○○(http://www.realxxxxxx.com)은 현금 배당과 잭팟을 내걸고<사진> 영업을 하다 최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적발돼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 도메인만 압류됐을 뿐 이용자DB나 업주는 이미 다른 도메인을 개설해 불법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사실상 단속 어렵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메인은 묶어 놓으면 안쓰면 그만”이라며 “새로 생겨나는 사이트는 부지기수인데, 단속은 그야말로 수박겉핥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단속 인력이 부족할 정도로 도박사이트 창궐이 심각한 지경”이라며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후감시팀, 각 포털업체 모니터링 인력과의 협조를 통해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이들 사이트는 등급 자체를 부여받지 않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불법인 상황”이라며 “사법당국이 도박사이트 이용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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