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좌담회]`SW 생산성 제고` 전문가 좌담회

 전자신문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우리나라 IT서비스 산업의 발전 전략을 정부 정책관계자, 산업 및 학계 대표와 함께 모색하기 위해 총 5회 예정의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번째 열린 이번 좌담회에서는 IT서비스 경쟁력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SW 생산성 제고 전략을 점검해봤다.

 

 <참석자>

 김병수<정보통신부 SW진흥단 SW정책팀장>

 양해술<호서대학교 정보경영/컴퓨터응용기술 교수>

 박준성<삼성SDS 생산성혁신본부 전무>

 이숙영

 노재관

 이지운<한국IT서비스사업협회 전무>

 사회:방은주<전자신문 IT지식센터 연구조사팀 차장>

 

 ◇사회(방은주 전자신문 IT지식센터 연구조사팀 차장)=우리나라 IT서비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SW 생산성 제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SW 생산성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 정리해 보자.

 ◇양해술(호서대학교 정보경영/컴퓨터응용기술 교수)=SW 생산성은 SW를 개발하기 위해서 투입하는 생산요소의 양에 대한 산출물의 산출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산성은 투입에 대한 산출의 비율을 의미하는 능률성과 산출의 질이나 내용을 중시하는 효과성의 개념을 동시에 내포한다. 프로젝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SW를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의 단축으로, 개발조직 전체 입장에서 보면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의 감소로 정리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개발업무 최대한 구조화해 단순화, 소단위 개발조직 운영, 재사용성 향상, 고급 언어와 좋은 툴 활용, 가급적 선진기술 적극 활용, 능력있고 경험많은 개발자 투입, 생산성의 향상 목표 설정, 적정한 개발기간 설정, 설정된 개발 기간내 프로젝트 완수 등의 형태로 프로세스가 진행돼야 한다. 이론처럼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끈기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

 ◇노재관(SW품질연구소 소장)=SW 생산성은 정부, 기업, 프로젝트 등 세가지 측면에서 고려돼야 한다. 정부 측면에서 SW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수준을 개선하려면 SW산업의 질적 수준을 객관적,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업 측면에선 SW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절감에 따른 서비스 가격 경쟁력을 유도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해야 한다. 프로젝트 측면에선 납기단축, 비용절감, 품질향상을 통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달성하려면 SW 생산성이 필수적이다. SW 재사용은 프로젝트 수행시 생산성을 증대하는 주요 수단이 된다.

 ◇김병수(정보통신부 SW진흥단 SW정책팀장)=SW산업의 이슈는 품질, 시장 조성, 제값받기 등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가장 기반이 되는 요소는 SW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다. 연구에 대한 성과물이 차곡차곡 쌓여 노하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필요하다.

 ◇사회=IT서비스 분야에서 SW 생산성 향상이 강조되는 이유는.

 ◇박준성(삼성SDS 생산성혁신본부 전무)=글로벌 무한경쟁,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전자, 자동차 산업 등에 내장되는 임베디드SW를 비롯해 기타 여러 분야에서 SW를 개발하는 척도, 품질, 원가 등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IT서비스와 생산성 향상은 불가분의 관계다. 생산성 측정없이 견적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주업의 특성상 업무를 종료하고 사업대가를 받는 게 아니고 업무 시작 전에 사업평가가 이뤄져야 하므로 견적 정확성은 수익 확보의 열쇠가 된다.

 ◇양해술=SW 생산성의 중요성을 열거하자면 많은 것들이 있겠으나 이를 요약하면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고객 만족이나 가치 극대화를 위해, 개발기관의 조직 변화나 발전을 위해서 SW 생산성 향상은 절대적이다.

 ◇사회=우리의 현 위치를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SW 생산성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나.

 ◇이숙영(LG CNS 기술서비스부문 상무)=국내 기관이 발표하는 자료엔 우리나라의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20%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장 경험치를 얘기한다면 단위 태스크를 놓고 태스크 레벨에서의 정해진 일에 대한 생산성은 우리나라가 오히려 50% 이상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원인은 두 가지로 본다. 프로젝트 분석설계부터 이행하는 단계까지 원타임에 해내는 능력은 절대적으로 높은데 반해 프로젝트 자체의 재작업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프로젝트를 해내는데 얼마나 많은 무기와 표준화된 작업의 모습을 가지고 이행하느냐 하는 문제다. 이 부분에선 분명히 선진국에 뒤처진다. 이는 언제라도 내 입맛에 맞게 프로젝트를 수정할 수 있다는 발주자의 마인드와 펑션 포인트가 아닌 작업자의 머리를 헤아리는 맨먼쓰식 대가산정 방식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양해술=2005년 기준으로 공공 프로젝트 프로젝트의 각사 계획대비 도달목표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20억원 미만 프로젝트의 경우 80% 정도, 20억원 이상인 경우 55% 정도로 나타났다. 대형 프로젝트로 갈수록 계획대비 목표 달성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 SI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한계이익률에서도 20억원 미만이 9%, 20억원 이상이 13% 정도로 조사돼 개선할 부분이 많다.

 ◇박준성=IT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려면 주문자(발주자)가 똑똑해져야 한다. IT서비스 업체가 CMMI, ITIL 등의 노력을 통해 구축운용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종업원들 교육시키듯 발주자도 같은 비중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발주자가 수행자를 관리하는 능력에 대한 프로세스를 갖춰줘야 한다. 최초 요구사항은 막연하게 제시하고, 프로젝트 수행 중에 요구사항을 변경하거나 추가한다면 SW 생산성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양측의 균형있는 연구노력이 필요하다.

 ◇이지운(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정보기술원가표준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13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소프트웨어벤치마킹표준그룹(ISBSG) 통계엔 1맨먼쓰당 30펑션포인트인 반면 우리나라는 18평션포인트로 나타나있다. 낮은 이유는 분석, 설계, 코딩, 테스트 등 단계별 임무엔 강하지만 이를 복합적으로 수행할 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외국과 우리나라의 비교대상 프로젝트 규모가 판이해 단순비교가 무리일 수도 있다.

 ◇김병수=개별기업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통계에 대한 객관성 있는 비교 데이터가 요구되지만 국내와 해외의 비교기준이 다르고, 국내엔 공신력있는 분석기관이 아직 없다. 정확한 데이터 산출은 우리나라 IT서비스 및 발주 수준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처방책을 내리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제도를 만들고 기관을 설립해서 공통적인 맥락에서의 지속적인 조사 분석작업이 요구된다. 각 집단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토대구축을 제도화할 필요성이 느낀다.

 ◇사회=국내 기업에서는 SW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박준성=SW 생산성을 높이려면 측정이 중요하고, 유형성을 가질 정도로 측정하려면 측정기반이 고도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딜리버리하는 서비스 라인의 정의, 서비스 라인별 표준 프로세스 정착을 위해 노력 중이다. 선진 SW 엔지니어링 기법의 도입과 정착, 제반 엔지니어링 단계에서의 자동화 툴 활용, 국제 표준 프로세스 모델의 도입과 내부적인 발전모델 도출, 엔지니어링 역할 분리 및 역할별 전문역량 양성, 재사용 가능한 SW 자산 축적 등에 수년간 상당히 투자해왔고, 매년 그 성과도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숙영=많은 회사는 SW를 자산화하는 것, 일하는 것의 표준화, 딜리버리 구조 자체의 전문화 등 크게 세가지 축으로 노력 중이다. 자산화 부분은 오래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와 재사용률로 보면 20% 이상, 생산성 향상 면에선 기본 30% 정도의 효율성을 내고 있다. 이를 좀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려 한다. 표준화 관련해선 CMMI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세스 표준화와 이를 반드시 준수토록 하기 위해 조직이 가지고 있는 주요 KPI와 연동해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을 데이터화해 관리한다. 딜리버리 구조 전문화는 프로젝트에 섞여 들어가 각각의 특성이 무뎌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인력 및 조직을 영역별, 역할별로 전문화한다는 취지에서 적극 추진 중이다.

 ◇노재관=제3자 입장에서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노력을 정리한다면 프로세스혁신(PI)을 통한 프로세스 표준화, SW 재사용 극대화 위한 제품 개발 및 적용, SW관리 활동 강화 및 전문인력 육성 등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PI 관련해선 기업의 내부 역량강화를 통한 경영성과 확대차원에서 기업들이 노력 중이고, SW 재사용 극대화 측면에선 제품 개발 전과정에 걸친 체계적인 재사용을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프로세스 및 제품(도구, 컴포넌트 등)을 개발 및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성과도 내고 있다. 기업별로 PM, QM 등의 고급 전문가 육성에 투자를 확대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사회=SW 생산성 제고를 위해 정부의 별도로 추진하는 사항이 있지 않나.

 ◇김병수=정부는 지난해 12월 ‘SW산업발전전략보고회’와 올 3월 ‘SW공공구매혁신방안’에서 SW산업 도약의 정책 기조를 발표하고 추진과제를 진행 중이다. 그 중 SW산업 생산성 제고와 직접 관계되는 것은 지난 10월 2일 신설, 시행된 ‘SW용역계약일반조건(이하 용역조건)’을 들 수 있다. 용역조건은 SW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표준 계약서가 없어 산업발전이 저해된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라 신설된 것으로 생산성 제고와 직결돼 있다. 용역조건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공공기관이 발주·개발한 SW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발사의 공동 사용권 허용이다. 또 SW기술인력을 발주기관 이외의 작업장에 자유로운 근무를 허용한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SW사업제안서 보상제도 신설했다. 이외에도 SW산업정보 종합관리정보체계 구축 및 운영, SW프로세서 품질인증제도 등을 새롭게 도입하기 위해 SW산업진흥법을 개정 중이다.

 ◇사회=오늘 논의된 각 기업과 학계의 연구노력, 정부가 준비 중인 지원책 등을 통해 우리 IT서비스 산업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3회의 좌담회를 통해 다양하고 깊이있는 주제에 대해 추가 논의하겠다.

 <정리=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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