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31년 역사에 처음으로 반도체 설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윈텔’(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이 각각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로 컴퓨터산업을 함께 이끌어온 것을 일컫는 말)의 균열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컴퓨터아키텍처그룹’(가칭)이라는 연구조직을 신설해 차세대 X박스 게임기에 들어갈 칩 설계에 들어갔다. 추후 독립적인 연구소 분리도 검토중이며 버클리대 출신 연구진들을 영입할 계획이다.
어떤 칩을 설계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태커 칩 설계 책임자는 최근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음성인식 칩 기술 개발을 강조해 이 분야에 우선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기용 칩을 직접 개발하기로 한 것은 아이디어를 빨리 시험해보고, 남이 개발한 칩을 쓰는 데 따른 비용도 절감하자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게임기와 MP3플레이어, 휴대폰 등 이 회사가 최근 집중하는 소비자가전 가전 분야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칩 확보가 절실해진 것도 한 이유다.
데이비드 패터슨 버클리대 컴퓨터과학자는 “우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통합하는 ‘병행 컴퓨팅’으로 혁명적인 전환 시기에 놓였다”라면서 MS의 시도가 컴퓨터산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기용 칩 공급선을 인텔에서 IBM으로 바꿨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예 직접 설계까지 나서 윈텔의 균열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본지 8월 18일 3면 참조>
찰스 태커는 70년대 제록스의 팰러앨토연구센터(PARC)에서 일하면서 개인컴퓨터의 효시격인 ‘제록스 앨토’와 기업 네트워크인 ‘이더넷’을 설계한 인물로 유명하다. 특히 디지털이큅트먼트 연구소에 일할 때 현 ‘싱글 칩’(하나의 칩에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 등을 하나로 통합한 칩)의 개념을 적용한 실험적인 컴퓨터인 ‘파이어플라이’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아내가 컴퓨터를 피하듯이 보통사람의 경험을 내재화하는 장치의 개발은 쉽지 않다”라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뛰어들었던 모든 사업이 그러했듯이 (칩 사업도) ‘롱 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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