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기구 출범이 마침내 기정사실화됐다. 정치상황에 따른 현실론이 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일단 정부 내 합의는 사실상 일궈낸 상황이다. 적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끌어온 통방융합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방통융합추진위는 정통부와 방송위의 1대1 완전통합을 다수안으로 채택했다. 소수안 2개를 동시에 올렸지만 논의의 다양성 차원일 따름이다. 추진위 관계자도 “사실상 만장일치로 보면 된다”면서 “논의 절차가 있긴 하지만 이제 통방융합은 국회로 넘어갔다”고 선언했다.
통합위원회는 두 부처 업무와 문화부가 관할해온 방송영상진흥업무·방송광고정책까지 관장할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통신과 방송 영역의 모든 규제·정책·진흥을 맡게 됐다. 융합정책도 한결 손쉬워졌다. 본부 직원만 7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재경·행자·기획예산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부처의 탄생이 예고됐다.
방송위는 특히 그간 민간조직이 정책을 담당한다는 위헌시비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정통부도 산업진흥 업무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두 기관 모두 크게 불만은 없는 듯하다.
이유는 명백하다. 통합안이 두 기관의 견해를 그대로 담았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이전의 업무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신분의 안정성을 보장받는 공무원 신분이 됐고, 정통부는 해체론을 무력화하고 통합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봉합’만 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아냥도 그래서 나왔다.
아쉬운 대목이 없는 건 아니지만 통합안을 내놨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현실화에 대한 염려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사항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야당에서는 독자안을 조만간 내놓을 태세다. 국회에서 한바탕 여·야의 격론이 예상된다. 방송계·시민단체의 목청도 여전하다.
이제 ‘공은’ 정부와 국회로 넘어갔다. 정부는 여당과의 협의를 거쳐 통합안을 정부안으로 다듬어 내놓아야 하고, 대선을 1년 앞둔 국회는 이를 논의해야 한다. 쉽지 않은 대목이다. ‘힘 없는’ 여당과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야당, 10년 넘게 끌어온 통방융합 논란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한 가지, 방송계를 선거전에 이용하겠다는 ‘사심’만 버리면 된다.
◆IT산업부·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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