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와 어울리는 정통 멜로 영화가 이번 주말 관객을 찾아온다.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누’의 감독 김대승의 세 번째 장편 ‘가을로’는 제목처럼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다.
하지만 김대승 감독의 전작이 그러했듯이 이번 영화 역시 평범한 멜로는 아니다. 현우(유지태)와 민주(김지수)는 결혼을 앞두고 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한다. 백화점에 뒤늦게 도착한 현우는 눈앞에서 민주가 있는 백화점이 무너지는 광경을 목도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날 현우 앞에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이라는 제목의 다이어리가 도착하고 현우는 다이어리를 지도삼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가는 곳마다 한 여인(엄지원)과 마주친다.
김대승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역시 아무런 준비없이 사랑하는 이를 잃고 살아남은 자들의 상실감을 다룬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인우(이병헌)가 애인의 죽음 이후 결국 절벽에서 떨어지는 방식을, ‘혈의누’의 인권(박용우)이 그녀에 대한 잔혹한 복수를 택했다면 ‘가을로’의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다소 여유로워진 태도로 상실과 마주한다.
얼마전 폐막한 2006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큰 호응을 얻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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