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이 온라인 금융을 단순한 이용자 편익을 넘어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씨티그룹은 온라인 대출 사업을 개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무료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이는 한편으로 전문 온라인금융 업체들에게 고객을 더이상 빼앗기지 않겠다는 시도로도 풀이돼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온라인 고객을 잡아라=씨티그룹 온라인뱅킹 부문인 ‘씨티뱅크 다이렉트’는 웹사이트에 온라인 대출 센터를 개설, 이번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온라인 대출 센터는 가정과 학생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대출에 낮은 이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이 웹 사이트에 은행은 모든 대출 상품을 통합할 예정이다.
BOA는 이달 초 무료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를 선보였다. 온라인 주식 고객을 유치해 수신고를 높이고 종합 온라인 금융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 9월 모기업인 어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분사한 ‘아메리프라이즈 뱅크’는 자사 웹 사이트에서 고객들에게 은행계좌를 제공할 계획이다.
◇온라인 전문업체 득세가 이를 자극=은행들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 것은 ‘돈’이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 온라인 금융 업체들은 최근 고속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업체 ‘E*트레이드’는 2002년 1억86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4억30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아메리트레이드(Ameritrade)’도 2002년 약 29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3억39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마이캐시나우닷컴(MyCashNow.com)’과 ‘페이데이오케이닷컴(PayDayOk.com)’ 등 온라인 대출업체도 성업중이다. 대출 이자가 매우 높지만 돈이 급히 필요할 때 인터넷으로 빨리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은행권으로 확산할 전망=온라인 금융 업체들이 급성장했지만 기존 은행들은 그 과실을 따먹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퓨 인터넷 & 어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6300만명이 온라인 뱅킹을 이용한다.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43%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의 남성 온라인 사용자의 20%, 여성 온라인 사용자의 6%는 주식·채권·기금을 온라인으로 거래한다.
기존 은행이 아무리 지명도와 안전성이 높다고 해도 온라인화하는 금융 환경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미래가 어둡다.
BOA는 이 점에서 선구자다. 이 은행은 무료 온라인 뱅킹과 무료 온라인 지불 서비스로 2060만명의 사이트 이용자를 확보했다. 온라인 지불 사용자도 미국 전체의 절반인 1080만명에 이르며, 3분기 e커머스 판매는 200만건 이상에 이른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41%, 32% 증가한 BOA의 3분기 순익과 매출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BOA에 이어 씨티그룹이 온라인 금융 사업을 강화하면서 이 추세는 다른 은행권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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