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별정통신]기고-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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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호(한국텔레포니연합회장)

 통신시장에 별정통신사업자가 첫발을 내디딘 지도 벌써 9년째다.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할 건 아니지만 연 매출도 1조원을 넘어섰다. 통신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는 자부심도 든다. 그동안 몇몇 부도덕한 기업들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간통신사업자가 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그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500개가 넘은 별정통신사업자는 새 서비스 개발에 골몰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별정통신사업자가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유무선 및 통신·방송 융합과 함께 통신시장이 재편되면서 자본과 마케팅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한 달에도 수십여 사업자가 파산하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발굴한 틈새시장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뛰어들면서 어려움은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

 사실 별정통신사업자의 어려움은 그 출발점에 기인한다. 제도 및 법률 등이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는 것도 문제지만 그동안 여러 통신환경이 바뀌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별정의 목소리와 요구가 반영된 제도 개선이 없었다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신기술로 새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별정통신사업자는 기간사업자 이용약관을 따르는 일반 소비자 취급을 받고 있으니 출발선부터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 기간통신사와 동일한 조건을 원하지 않고 바랄 수도 없다. 그렇지만 엄연한 서비스사업자임에도 여전히 현행 법률 테두리에서는 일반소비자와 동일하다. 어떻게 소비자와 거대 기간통신사와 경쟁을 할 수 있겠는가.

 급변하는 시대에 제도적인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우리 별정통신사업자지만 아직도 희망은 있다. 틈새시장 개척으로 소비자의 이용권익을 드높여온 일등 공신 별정통신사업자가 이 같은 치욕적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간통신사업자도 별정통신사업자가 개척한 시장에 단순히 매출 높이기 식으로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저렴한 서비스를 누릴 소비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장에서 경쟁관계여서 어쩔 수 없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막무가내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별정이 경쟁관계가 아닌 망효율성과 매출을 높여주는 보완적인 관계라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끝으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여전히 일반소비자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별정사업자들로 하여금 더 좋은 틈새시장 개척을 하도록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따라야 할 것이다. 한·미 FTA에 맞춰 물밀듯 들어오는 해외사업자를 감안한다면 하루빨리 무선시장도 별정통신사업자들에게 개방해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뛰도록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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