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대한민국 게임백서’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산업 규모는 2005년 8조6000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창의력에 기초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터넷과 더불어 대한민국 IT업계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실로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듯하다.
게임산업의 순기능보다는 언제나 폭력성·사행성· 중독성 등을 강조한 역기능만이 사회적 화두에 오를 뿐이다. 어떤 산업이든 그 역기능은 있게 마련이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수반되는 환경 오염 때문에 현재 이뤄놓은 기반을 전체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경기도 가평에서 일어난 군 총기 사건도 마치 총 쏘는 게임을 즐긴 것이 사고 원인인 듯 비쳐지고 있다. 물론 게임으로 인해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좀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보다 게임의 폭력성만을 강조한 사례라 볼 수 있다.
또 올 초 IPO를 추진했던 한 게임업체는 타 제조업이나 유통·서비스업과 비교해 손색없는 높은 수익률을 갖췄는데도 단일게임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코스닥행이 좌절됐다. 매출·수익 면에서 더 떨어지는 타 업체는 어렵지 않게 IPO가 허용되는 사례가 있는 것을 보면 주식시장에서도 게임산업을 단순 흥행산업으로 인식해 성장성 등을 저평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온라인게임 산업의 사회적 시선을 바꾸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긍정적인 게임 산업 발전 및 정보화시대의 첨병 역할을 수행함과 더불어 ‘에듀테인먼트’ 등 게임을 이용한 교육 같은 다양한 순기능을 알리고 전파하는 노력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또 급변하는 국내외 게임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힘써야 한다. 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날로 규모가 커지는 원천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힘쓰는 등 규모와 질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정부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추진 및 게임중독이나 사행성 조장 등 게임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게임문화 진흥 및 게임물 등급분류의 전문성과 예측가능성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게임산업진흥법을 시행하게 된다. 등급분류 심사 부문에는 우려가 있지만 기존 규제 중심에서 진흥 중심으로의 정책 변화가 엿보인다.
온라인게임을 주업으로 하는 업체의 대표로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높은 위상은 외국에서 더욱 확연히 느껴진다. 잦은 중국 출장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에는 이미 한국 온라인게임이 그 나라 토종 콘텐츠마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고 계속되리라는 법은 없다. 하루가 다르게 한국 게임 점유율이 낮아지고 외국산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개별 업체 대응으로는 역부족인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온라인게임을 지금 반짝하고 마는 산업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이나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의지, 국민 인식, 업계 노력이라는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업계의 변화를 위한 노력과 정부·관계기관의 정책적인 지원이 지속된다면 미래 문화콘텐츠의 핵심인 한국의 온라인게임 산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대접받으며 세계 일류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지식산업의 꽃인 온라인게임 산업을 국가 경제를 살찌우는 열매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김남철 예당온라인 대표 nckim@yd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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