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나라장터는 `투명성` 전파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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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에 부패지수를 빼놓을 수 없다. 국제투명성기구가 해마다 국가별 부패지수를 발표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중요성 때문이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설립자인 피터 아이겐은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경제개발 프로그램관리자로 근무하면서 부패가 후진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음을 알고 부패지수 작성을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지수는 우리 사회의 난제를 그대로 반영한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지난 2004년 세계 133개국 가운데 47위였고 지난해에는 세계 155개국 중 40위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미 2년 전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선 한국의 부패지수 수준이 5000달러대의 국가와 어깨를 같이하고 있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청렴도를 높여 사회의 틀을 견고하게 해야 한다.

 최근 국가청렴위원회가 ‘클린 웨이브’, 이른바 ‘청렴 물결’을 의미하는 신정책 브랜드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무려 30조원에 이르는 정부예산을 집행하는 조달청의 부패청산 의지에 의미가 있는 것도 국가경쟁력과 미래를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기 때문이다. 입찰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보기술(IT)을 국가조달시스템에 접목한 나라장터가 지난 2002년 9월 말 개통된 지 꼭 4주년이 됐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도입할 당시 조달청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당시 해마다 100여건에 육박하는 물자구매와 시설공사계약 등을 둘러싼 부조리가 노출되면서 여론의 몰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주 원인은 공무원과 기업인의 대면이 일상화된 입찰시스템에 있었다. 서면계약에 따른 비효율성과 직접방문에 드는 계약 인력·시간 등 업체의 간접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국가조달시스템에 IT를 적용한 나라장터의 태동이 의미를 갖는 것도 투명성과 효율성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약요청에서 대금지급까지 입찰 전 과정을 최첨단 IT를 활용해 전자적으로 처리하면서 업체와 불필요한 대면접촉이 사라지고 원천적으로 부조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 것이다.

 가격도 시스템에서 무작위로 작성된 예비 가격 중에서 입찰자가 제시한 가격 가운데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을 산술평균해 자동 결정하므로 투명할 수밖에 없다. 나라장터는 최첨단 IT의 결정체다.

 공인전자서명과 국가공인 암호화 기반이 적용돼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도 암호해독에 20년 이상 소요될 정도로 해킹이 불가능하도록 구축됐다. 3만5000여 수요기관과 15만여 기업이 함께 사용하는 나라장터는 연간 거래액 43조원의 세계 최대 사이버 마켓으로 국내 전자입찰의 93%를 소화해 공공기관과 기업에 연간 4조3000억원의 거래비용 절감효과를 안겨줬다.

 투명한 국가 종합전자조달시스템 운용으로 조달청의 청렴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업무관련 비위 징계도 나라장터를 개통한 뒤 발생빈도가 급감하더니 급기야 지난 2004년에 이후에는 한 건도 없다. 직원 1인당 계약건수도 지난 97년에는 208건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에는 42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투명성과 효율성이 검증된 나라장터는 이제 지구촌의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지난 2003년에는 유엔의 공공 서비스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유엔의 표준안에 조달청 전자입찰절차가 반영됐다. 올해 5월에는 IT분야의 올림픽인 세계정보기술올림픽(WCIT)에서 IT를 활용해 서비스를 가장 잘 혁신한 공공기관으로 선정됐다.

 투명성 확보가 과제인 개발도상국에서 나라장터를 도입하려는 벤치마킹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베트남과 파키스탄 등은 컨설팅까지 마친 상태다. 조달청은 개발도상국의 자금지원 창구인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투명성을 브랜드화한 나라장터를 전파하고 있다. 나라장터 창립 4주년을 맞은 조달청이 국가적 과제인 부패청산을 극복하고 지구촌을 선도할 수 있는 큰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는다.

◆김용민 조달청장 ymkim@pp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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