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됐다. 드래곤플라이·티쓰리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중소 개발사들이 게임포털을 만들겠다며 기존 포털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중소 업체는 이른바 ‘대박게임’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으며 개발력은 이미 검증된 만큼 기존 게임포털들의 아성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쌓아온 중소개발사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다양한 게임을 론칭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업확장에 탄력을 받고 있어 내년 게임시장의 폭풍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소 업체들의 포털화에 대해 일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어떻게 결론 내려질 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하고 있다.
최근 유명 개발사들의 게임포털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게임포털 사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업체만 해도 드래곤플라이·엔트리브·윈디소프트 이외에 ‘나이트온라인’, ‘열혈강호’ 개발자들이 뭉쳐 만든 구름인터렉티브, ‘오디션’ 개발사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 ‘프리스타일’로 유명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업체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PC방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스페셜포스’의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우)는 최근 모 개발사와 제 1호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게임포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가 게임포털 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후 두달여 만의 일이다.
박철우 사장은 “이번 계약 체결로 본격적으로 게임포털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름인터렉티브(대표 박재덕)는 노아시스템과 KRG 출신 개발자들을 대거 흡수하며 개발력을 높이는 한편 게임포털 준비를 위한 마케팅 인력 채용, 중소 업체와의 미팅 등 차곡차곡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도 최근 중소 업체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처럼 유명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포털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직접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바 ‘대박게임’을 내놓아 시장에서 성공한 만큼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직접 서비스를 해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충만해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상장에 대한 열망도 게임포털 사업에 뛰어드는 주요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현실적으로 아무리 ‘대박게임’을 개발했다 해도 한두개의 게임만 갖고는 상장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개발사들은 게임포털로 규모를 키워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난 후 상장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윈디소프트가 알짜게임 ‘겟앰프드’를 갖고도 수차례 코스닥 입성에 실패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밖에 개발사들이 자체 개발 게임만으론 다양한 유저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퍼블리싱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게임포털 사업으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중소 개발사들은 게임포털의 구성을 넥슨스타일로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게임·넷마블 등 기존 포털처럼 웹보드 게임을 근간으로 한 서비스 보다는 MMO나 캐주얼 등의 온라인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넥슨의 경우 ‘B&B’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잇따라 캐주얼 게임을 내놓으면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중소업체들도 대박게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히트게임을 계속 선보이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는 모두 동시접속자 5만명 이상을 기록한 게임을 갖고 있다. 이미 유저들의 인지도가 높은 상태인 것이다. 이들 업체는 ‘대박게임’을 필두로 게임포털을 연다면 게임포털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상승세로 이어질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또 이들 업체는 기존 퍼블리셔들에 비해 게임에 대해 잘 안다는 점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대형 포털의 경우 직접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없지만 자신들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공신화를 만든 만큼 어떤 게임이 성공할 것인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질 좋은 게임을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임으로써 게임포털의 입지를 굳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체 개발력이 높다는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퍼블리싱한 게임들이 실패한다 해도 자체 개발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게임포털을 운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다.중소 개발사들이 내년부터 게임포털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이미 2-3년전에도 네띠앙·엠파스 등 대기업들이 포털사업에 대거 진출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두개 게임이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서 후속게임이 계속 성공하리만 보장이 없어 쉽게 낙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과제로 게임을 개발해 출시한 경험은 있지만 서비스해 본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들고 있다.
중소 개발사들이 게임 자체에 대한 완성도는 높일 수 있겠지만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며 서비스를 확대시켜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취약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고객만족은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핵심으로 부상할 만큼 중요도가 커졌다. 하지만 개발사들의 경우 서비스 노하우가 전무한 상태다.
비록 게임을 출시해 ‘대박게임’을 내놓은 경험은 있지만 퍼블리셔에게 서비스를 맡김으로써 서비스 노하우를 갖지 못했다. 더구나 최근 유저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케팅력이 기존 포털에 비해 절대적으로 뒤질 것이라는 점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하는 요소다. 마케팅은 게임성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전처럼 구전에 의해 성공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어 졌을 정도로 마케팅에 의해 게임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수십억원을 마케팅에 쏟아 붓고도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해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업체들이 어떻게 이 문제를 극복해 나갈 지가 관심사다.
이에대해 개발사들은 부족한 마케팅력을 게임성으로 극복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을 보인다.
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 넥슨이 게임포털 사업을 전개하면서 게임성 하나로 성공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시장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며 “좀더 철저한 준비와 계획없이 뛰어들다간 낭패를 보기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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