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게임산업을 만들자]2부:국내 산업 토양을 바꾸자⑧

Photo Image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아온라인게임콘퍼런스(AOGC)2005. 오는 19일부터 한국에서 AOGC2006이 열려 아시아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안고 있는 위기와 기회가 점검된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차이나조이2006 기대 게임

⑧중·일 문제를 풀자

한국 게임산업은 한반도 핵위기 처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지정학적 이슈를 갖고 있다.

일본이라는 수익성 좋은 시장을 선점하는 과제와 함께, 중국의 산업적 공격을 막아내고 시장은 시장대로 차지하는 지혜로운 돌파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계 나름의 경쟁력 제고 노력은 물론이지만 정부와 지원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과 공동전선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지정학적 문제를 ‘위기’로 만드느냐, ‘열매’로 만드느냐는 순전히 우리 몫인 셈이다.

◇중국의 파상공세, 그러나 시장 매력 때문에=중국은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에 그야말로 야누스적인 존재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서 매력도 크지만, 해킹 등을 통한 산업 침탈과 기술 추격도 무시 못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은 사실상 한국에 의해 만들어졌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시장을 평정하면서, 지금도 자국과 한국을 제외한 타국산 온라인게임의 전체 이용자가 한국산 온라인게임 전체 이용자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지배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미국 시장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이용자당평균매출(ARPU)과 각종 정부 규제에 따른 제약이 한국 게임산업의 목을 죄고 있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국경을 넘어 직접 해킹하는 대범한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당장 유효한 한국 게임산업의 ‘중국대처법’은 방어와 공세를 동시에 취하는 것이다.

해킹 등 우리 산업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동시에 나서 원천적으로 봉쇄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승훈 게임산업협회 실장은 “한국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좀 먹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공조해 사활을 건 대응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그냥 눈감고 가기에는 피해정도가 너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시장에서 우리가 얻을 것은 반드시 얻어내는 묘안을 짜야한다.

현재 중국에선 자국산 온라인게임이 한껏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민족게임 융성 정책’으로 이같은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 NHN, 웹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시도하고 있는 연구개발(R&D) 법인을 현지에 직접 설립하는 행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술개발과 관련된 법인은 100% 외자 설립이 가능한 만큼, 이런 조직을 통해 중국내에서 공격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한국 중소개발사들의 중국시장 진출에는 속속 게임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대기업들이 조력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현지 사업자들과 신뢰할 수 있는 루트가 보장될 뿐 아니라, 대-중소기업 상생 원칙에도 부합하는 행보가 된다.

◇일본의 급성장, 직접 경쟁 단계로=지난해 일본 온라인게임 유료화 매출은 300억엔 규모로 전년대비 28.8%나 급성장했다. 2009년까지 30% 안팎의 급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게 EC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ARPU도 이미 1만원을 넘어서 1만2000원(약 1500엔)을 웃돌고 있다.

문제는 다양한 원천 콘텐츠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한국이 독식하고 있는 온라인게임부문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급속 보급되기 이전인 2000년대 초입부터 한국 업계가 발빠르게 온라인게임을 보급하고, 뿌리를 내린 것은 지금 평가하더라도 아주 잘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점 효과와 기술 격차가 항구적으로 보장되지는 못한다. 더구나 코에이, 코나미, 세가, 닌텐도 등세계적인 일본 업체들이 자본력과 덩치를 앞세워 속속 온라인게임 쪽으로 뛰어들고 있어 2∼3년내 앞날이 어떻게 바뀔지 누구도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전히 일본에서 게임은 ‘콘솔로 즐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초고속인터넷 덕분에 ‘PC로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

ARPU 등 지극히 매력적인 시장에 얼마나 그들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공급하느냐가 한국 업계의 책임인 것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일본의 반격은 벌써 시작됐고, 한국이 시장에서 직접 경쟁해야하는 단계에 들어서 있다”며 “우리 게임의 경쟁력과 품질을 높이려는 각고의 노력이 없으며, 지금의 우위는 과거사가 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메이저기업들의 적극적인 공세가 한국 게임의 품질과 수준을 글로벌화시키는 ‘보약’이 되도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중국 기대게임에 한국산 게임 대거 뽑혀

게임한류는 계속된다.

중국 이용자들이 뽑은 ‘차이나조이2006 기대 게임’에 한국산이 대거 선정돼 온라인게임 원조격인 한국 게임에 대한 식지 않는 인기를 입증해보이고 있다.

이번 기대게임은 지난 7월 차이나조이2006에 출품된 전세계 온라인게임 중 이용자들이 직접 투표로 뽑은 히트예상작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10대 기대게임 중 한국산 게임이 무려 5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 3개, 일본과 미국산이 각각 1개씩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 게임중에는 엔씨소프트, 웹젠 등 대형 업체와 함께 소노브이, 소닉앤트 등 중소 개발사의 작품까지 포함돼 있어 개발력과 창작성에 있어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2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간 글로벌 히트작 엔씨소프트 ‘길드워’는 이번 중국에서도 기대게임으로 선정돼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또 한국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목전에 둔 웹젠의 ‘썬’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기대게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웹젠이 중국 현지 R&D센터에서 개발중인 삼국지 소재의 ‘일기당천’도 리얼 삼국지 게임을 기대하던 수많은 중국 이용자들로부터 기대감과 호평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손오공의 관계사 소노브이가 개발한 정통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샤이아’도 중국시장에서 다시 주목을 끌며 기대를 사고 있다. 유럽시장에 먼저 수출된 소닉엔트의 축구게임 ‘익스트림사커’도 중국 기대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차이나조이 주최 기관이 정부조직인 신문출판총서란 점에서 이번 기대 게임은 중국 정부가 인정한 온라인게임 인기척도이기도 하다. 기대 게임 점유율이 50%인 것처럼 미래 중국시장 점유율도 50%선을 유지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