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과 엔터테인먼트기업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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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통신(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기업이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사업 모델을 꾸려가는 인수합병(M&A)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2, 3개월 사이 컴텍코리아·실미디어·인네트·텍셀네트컴 등의 IT기업들이 잇달아 영화·방송제작·채널·디지털콘텐츠·연예기획 분야 등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과의 M&A를 성사시켰다. IT와 엔터테인먼트 업계 모두 새로운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 같은 M&A 현상은 그동안의 사례와는 사뭇 다른 기업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황=통신네트워크 구축 등에서 최고 기술을 선보이던 인네트와 텍셀네트컴이 최근 시네라인투와 노리하우스와 각각 합병했다. 방송장비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던 컴텍코리아와 실미디어의 M&A 기세는 더 세차다.

특히 컴텍코리아는 지난달 말 넥스텝미디어(디지털 콘텐츠 유통)와 에이피테크(무선통신)을 전격 합병했다. 이에 앞서 컴텍코리아는 올 초에도 이관희프로덕션을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수대상을 물색해온 실미디어도 시네마티브이(위성·케이블 영화채널)·비트윈(영상물 투자·배급)·실앤스타(연예기획)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우회상장 목적 ‘탈피’=지금까지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부실한 IT기업을 통해 우회 상장했던 것과는 다른 형태다. 합병 주체를 떠나 코스닥 등록 기업이 탄탄한 매출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친구’와 ‘말아톤’ 등의 흥행작을 만든 영화제작사 시네라인투와 합병을 발표한 인네트는 지난해 매출 825억원(순익 11억원)을 기록한 기업이다. 방송제작자사인 노리하우스와 합병한 텍셀네트컴도 지난해 매출 258억원(순익 4억원)을 기록했다. 컴텍코리아도 지난해 매출 334억원(영업익 11억원)을 기록했다.

◇절반은 성공=현재 국내 IT업계는 전반적으로 호황을 지나 정체기, 혹은 침체기다. 실제 인수 주체 기업은 모두 해당 분야 1위 그룹에 속해 있지만 이익률은 2∼3%에 그치는 실정이다. 반면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기복이 심하다는 산업적 특성이 있다. 한 건 투자 실패로 회사 간판을 내릴 정도다. 최근의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기업의 결합은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탈출구가 필요한 IT기업과 안정적인 기반이 절실한 엔터테인먼트기업의 요구가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이들의 결합은 현재·미래를 충족시키는 결합이라는 점에서는 절반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는 실제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

◇화학적 결합은 더 두고 봐야=그러나 바로 이 같은 특수성 때문에 일부 기업이나 사업부문의 결합은 구체적인 합병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전문가 분석도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기업의 결합 시너지는 ‘2차 목표’라는 것이 대세다. IT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결합 이후 사업부문 경영을 별도로 하는 각자 대표제가 대세인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한 M&A 전문가는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기업 간 M&A를 “단순 물리적 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도”라고 전제하고 “현재 상태를 최상으로 이끌어갈지 화학적 결합까지 도달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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