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환경에서 총성 없는 ‘한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문자입력방식 표준화 논의가 5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KT가 자사의 ‘KT나랏글’을 사용하는 LG전자와 공조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실상의 휴대폰 문자입력 표준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천지인’과 ‘KT나랏글’ 간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디지털무선전화기 등 컨버전스 기기가 대세몰이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글입력방식 표준화 논의는 지난해 11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주최로 열린 공청회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휴대폰 제조사 간 이해관계가 얽혀 문자입력방식 표준화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TTA 김선 팀장은 “휴대폰 충전단자와 달리 한글입력방식은 로열티 문제가 걸려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며 “특히 자사 특허를 표준으로 채택하려는 조건부 수용안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현재 ‘KT나랏글’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매출 100억원 달성 때까지 특허 로열티 면제 조건등을 내세우면서 세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KT 특허 라이선싱 설명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12월 언어과학으로부터 ‘나랏글’을 매입해 ‘KT나랏글’로 이름을 바꿨다. KT는 앞으로 ‘KT나랏글’을 인터넷TV 리모콘, 차량용 내비게이터, 개인휴대단말기(PDA), 인터넷전화(VoIP), 전자사전, 게임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전자의 연합은 앞으로 한글입력 표준화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휴대폰 한글 입력방식으로는 ‘천지인’과 ‘나랏글’ 외에 팬택계열의 ‘SKY한글Ⅱ’ 등이 사용된다. LG전자는 언어과학으로부터 ‘나랏글’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매입, 사용권을 갖고 있다. KT는 ‘나랏글’의 특허권을, LG전자는 휴대폰 관련 사용권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글입력시장에서 삼성전자·KT·팬택계열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고성룡 교수(서울대 심리학과)는 “휴대폰 문자 사용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는 ‘천지인’이 편하며, 문자 사용에 노련한 숙련자는 ‘나랏글’을 쓰는 게 낫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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