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가족의 수용 형태

인터넷, 휴대폰과 같은 신기술이 가족의 해체를 촉진하기보다 가족 화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기술이 가족 구성원을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다.

◇기술은 가족을 묶는 좋은 수단=야후와 광고대행사 OMD는 지난 7월과 8월에 아시아, 유럽,오세아니아, 미주 등 16개국의 18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4783명을 면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 ‘가족 문제: 디지털시대 글로벌 가족의 미디어 진화’의 내용 일부를 2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다양한 통신 기술을 이용해 가족 구성원과 연락한다.

부모의 29%는 휴대폰으로 자녀와 하루종일 연락하게 했다. 특히 20%의 부모는 자녀와의 관계 개선에 인스턴트메시지가 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미셸 매덴스키 야후 부사장은 “많은 엄마들이 십대 자녀가 자기에게 말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라면서 “하지만 인스턴트 매시지를 통해 실제로 얼굴을 맞댄 것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라고 AFP에 말했다.

◇높아지는 기술 의존도= 가족 구성원간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술 의존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세에서 34세까지 젊은층의 55%는 “휴대폰 등의 기술 없이 친구나 가족과 접촉할 수 없다.”라고 응답했다.

부모들은 인터넷이 자녀의 학습 보조와 문화 습득에 효과적인 매체로 여겼다.

56%의 응답자는 인터넷이 자녀의 숙제를 도와준다고 말했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한다는 응답률은 61%나 됐다.

보고서는 컴퓨터와 통신기기가 한꺼번에 다양한 일을 하게 하는 이른바 ‘멀티 태스킹’을 실현시켜 가족의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43시간으로 늘려놨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인도, 중국 가족은 각각 46시간, 45시간, 44시간으로 미국 가족에 비해 ‘멀티태스킹’이 더욱 높았다. 프랑스는 34시간, 한국은 33시간이었다.

◇마케팅도 가족을 겨냥해야= 가족끼리 다양한 첨단 기술 제품과 미디어로 활발하게 의사소통 하면서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구매 결정시 가족 전체의 의견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 가구의 66%는 제품 구매시 전 가족이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가족들은 기술을 배척하기보다는 균형을 찾으려 하며 따라서 이를 돕는 쪽으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매덴스키 부사장은 “아빠는 어떤 MP3플레이어를 사야할지 도저히 판단할 수 없지만, 그의 딸은 인터넷으로 판매 가격과 특징을 비교 검색해 전문가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헤스 OMD 연구원은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많이 검색된 내용을 참작한다.”라면서 “행위 타겟팅, 문맥 검색과 같은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가 특정 제품 구매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가족 구성원을 꼭 집어내는 데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술 제품 수용의 특성은 나라마다 달랐다.

멕시코와 영국은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를, 아시아 국가들은 MP3플레이어를 적극 수용할 뜻을 비쳤다. 중국은 59%의 응답자가 스트리밍 비디오를 원했다. 세계 평균은 25%였다. 미국은 휴대폰 사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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