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회갑

 우리나라 나이로 61세가 되는 생일을 회갑이라고 한다. 천간과 지지를 합쳐서 60갑자가 되므로 태어난 간지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뜻한다.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왔다는 뜻으로 환갑이라고도 하고 화갑·주갑이라고도 한다.

 회갑 때는 잔치를 하는데 이것을 ‘수연’이라 한다. 이날에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집에서는 산해진미를 갖춰 상을 차리고 각종 과일을 1자 2치 이상씩 괴어 올렸다고 한다. 회갑을 맞은 사람의 부모가 살아 계시면 오색반란지경이라 해, 회갑인이 환갑상 앞에서 먼저 부모에게 헌수하고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추어서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린다. 이것이 끝난 뒤에 자녀의 헌수를 받는다. 과거에는 악공과 기생을 불러 풍악을 울리고 기생은 권주가를 부르면서 헌수를 성대하게 장식했다.

 1946년 8월 6일생(음력)인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회갑을 맞는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별도의 회갑연이나 공식행사는 일절 하지 않는다고 한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도 누차 “청와대 수석·보좌관들하고 하는 조찬과 리비아 및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한명숙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함께하는 오찬이 있을 뿐, 청와대에서 준비하는 별도의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조찬과 오찬 모두 (대통령이) 지시해서 마련된 것이 아니라 참모진과 국무위원들이 요청해서 하는 것으로 모두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예로부터 사람이 70세까지 사는 것은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는 시가 있듯이 과거에는 70세 된 노인이 드물어 회갑까지만 살아도 큰 경사로 여겨 잔치를 하고 자손들의 장수를 기원하기도 했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진 오늘날에는 회갑이 점차 의의를 상실하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사정도 있겠지만 회갑은 이제 해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생일쯤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요즘의 회갑은 과거의 ‘장수만세’보다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후반으로 접어들어 1년 6개월 정도를 남기고 있지만 혁신을 추구하는 대통령의 인생은 이제부터다. 임기는 끝나가지만 국가균형발전·차세대성장동력산업발굴·과학기술입국 등 참여정부 들어 전개한 핵심 국정과제가 실현되기 시작하는 시점도 지금이다.

경제과학부·주문정차장,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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