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R&D패러다임 바뀐다](중)영국·미국 어떻게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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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영국 노팅엄대학에서 열린 ‘UK e사이언스 2006’의 전시회 부스.

 영국과 미국은 왜 ‘e사이언스’ 인프라 구축과 응용기술 개발에 매년 수천억원씩 쏟아붓고 있을까.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기존의 연구 방법보다 다자간-다국적간 협업으로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것이 생산성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미과학재단(NSF)에서 사이버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대니얼 E 애킨스 박사는 “초고속망 기반의 ‘e사이언스’는 차세대 R&D 환경 구축 및 응용기술 개발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IT산업 확대에도 혁명적인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미정부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영국, e사이언스 확산=90년대 과학적 협업인 ‘e사이언스’를 처음 주창하고 도입한 영국은 대학 교과과정에 ‘e사이언스’ 전공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단계 사업에 매년 1000억원씩 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2단계 사업은 내년 중반께 시작할 계획이다.

 영국의 ‘e사이언스’ 목표는 성과 창출과 도전, 새로운 기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상대적으로 ‘잘나가는’ IT업체가 적은 영국은 그동안 뒤처졌던 산업 경쟁력을 ‘e사이언스’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독 학제 간 융합과 조직 간 연계, 다양한 국제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영국은 모두 11개의 e사이언스센터를 각 지역 거점에 두고 응용 프로그램 개발과 인프라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예산은 7개 연구회가 배분한다.

 영국 e사이언스의 대외부문 대표 역할을 수행중인 말콤 아킨슨 에딘버러대학 교수는 “과제를 만들 때 기업체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국제 협력 부문이 없으면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사이버 인프라 확대=미국은 e사이언스와 그리드 개념을 통합한 ‘사이버 인프라스트럭처’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이버 인프라스트럭처 부문 조직을 NSF 총재 직속으로 승격시켜 확대 개편했다. 또 오는 2010년까지 5년간 ‘사이버인프라(CI) 비전 2010’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컴퓨팅과 데이터 공유, 가상 커뮤니티 구축, 교육 및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NSF는 올해에만 이 부문에 6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이는 NSF가 집행하고 있는 총 R&D 예산의 4분의 1 규모다.

 컴퓨팅 부문에서는 미국 내 슈퍼컴퓨터를 연결해 공동 활용할 기반 구축을 위해 테라 그리드 사업을 추진중이며 데이터 공유 부문에서는 국가 디지털 과학도서관과 유사한 개념의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또 분야별 가상 커뮤니티로 생명의료정보 분야의 ‘번(BIRN)’을 비롯해 지구과학 분야의 ‘제온(GEON)’, 환경분야의 ‘네온(NEON)’ 등을 육성하고 있다.

 애킨스 NSF 박사는 “e사이언스가 전 분야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상태”라며 “2010년까지 e사이언스가 R&D의 일반적인 방법론으로 확실하게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팅엄(영국)=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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