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 수퍼공룡 SK텔레콤(SKT)의 최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작년 상반기에 시도했던 3D게임 서비스플랫폼 ‘GXG’의 실패 이후 위축됐던 SKT가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2년 이상 침체의 늪에 빠진 모바일게임 시장의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컴투스·넥슨모바일·와이더덴 등 3개 선발 모바일게임업체를 엄선해 이들 회사의 게임을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이른바 ‘비즈니스 파트너몰’(BP몰) 구축을 추진하는 것도 결국은 모바일 시장의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SKT의 전략적 판단으로 이해된다.
SKT의 이번 ‘BP몰’ 프로젝트는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마케팅 이벤트 형태로 몇몇 기업의 게임들을 묶어 서비스했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과거에 비해 보다 체계적이며,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10월을 기점으로 드라이브를 걸 네트워크게임사업도 SKT의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KTF가 ‘아이모’를 내세워 시범 케이스로 네트워크게임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SKT는 더욱 적극적이다. SKT의 조용부 게임사업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무려 20여개의 네트워크게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T는 이와함께 콘텐츠공급사(CP)들이 쉽게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도입, 헤게모니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스라엘의 벤처기업인 게임스트림사를 통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온·오프 연동 게임 플랫폼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온라인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을 고려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게임사업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의 SKT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 경영진에서 어떤 전략적 결정이 내려졌는 지는 알기 어려우나 데이터사업, 특히 게임콘텐츠 사업에 대한 SKT의 최근 움직임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SKT가 수 개월전 누드 등 성인용 콘텐츠 서비스를 전격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간 국내 시장 전체 규모만도 1000억원 남짓에 불과한 모바일게임 시장에 SKT가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SKT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 SKT는 최근 앞선 CDMA와 무선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즉, 효과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선 SKT만의 ‘주무기’가 필요하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게임콘텐츠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보조금제의 부활과 HSDPA 등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투자 확대에 맞춰 디지털 콘텐츠 사업 전반의 ‘리모델링’ 차원에서 게임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함께 실질적인 망개방에 대비한 ‘메이저 CP 끌어안기’의 일환이라는 분석과 온라인·모바일 등 플랫폼을 망라해 게임 콘텐츠 사업 전반에 대해 SK그룹 차원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SKT의 일련의 공격적인 행보로 인해 ‘모바일게임 시장이 머지않아 다시한번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망개방이 됐다고는 하나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구조상 이통사, 특히 SKT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며 “그 배경이 어디에 있든 간에 공격적 마케팅으로 전환한다면, 침체의 늪에서 몇년 째 허덕이고 있는 모바일게임업계에 단비를 내리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SK텔레콤이 추진 중인 ‘BP몰’은 당장엔 시험적으로 시도되는 것이지만,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를 바꿀 메가톤급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SKT가 업로드 자체를 게임존이나 그 앞단에 배치해 노출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인데다 막강 자본력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선정된 컴투스, 넥슨모바일, 와이더덴 등 3사 다음으로 어떤 업체가 추가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SKT의 ‘BP몰’ 사업자 선정 기준 자체가 외형과 콘텐츠의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메이저급 모바일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점에 비춰 컴투스와 함께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게임빌과 다양한 라이선스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웹이엔지 등이 다음 주자로 유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모바일 퍼블리셔로 변신, 공격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세중나모를 비롯해 대형 퍼블리셔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KTF 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프로젝트가 시범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SKT가 과연 몇개의 BP를 추가로 선정하느냐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관련 SKT측은 일정 기준에 충족한 CP라면 BP몰 파트너로 선정할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SKT가 계속 게임론칭 수를 축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BP몰 프로젝트가 향후 모바일 게임 수급 체계 자체를 MCP(마스터CP)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키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향후 ‘BP몰’ 파트너가 되기 위한 업계의 신경전이 뜨겁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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