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대표이사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개발 위협 그리고 이에 대한 미국의 금융봉쇄 등 대북 제재 강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국의 동북공정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굵직한 국제 정치·경제 사안이 연일 국내 언론과 외신을 타고 있다. 남북 문제는 물론이고 한·미, 한·중·일, 북·미, 북·중·일 간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각 이슈 사이에서 복잡한 양상으로 얽혀 표출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정부차원의 대북지원 사업은 물론이고 민간 차원의 남북경협 역시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북한과 관련된 사업이나 이슈는 단순히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며 국제 정세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부침의 과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민간차원의 남북경협으로 한반도와 국제관계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명제는 앞으로도 유효한 과제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지속 가능한 남북경협의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몇 가지 소식이 모두에 언급한 이슈 사이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최근 세계 컴퓨터바둑대회 3연속 우승으로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바둑 소프트웨어인 ‘은별’이 삼천리총회사와 국내 기업이 판권계약을 함으로써 국내에서 정식으로 판매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록 하드웨어적인 산업기반과 인프라가 태부족한 북한이지만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 자원의 우수성은 그동안 현지를 방문한 기업 관계자나 각종 보도로 많이 알려져 왔다.
지난 2001년 하나비즈닷컴이 북한 평양정보센터와 중국 단둥에 설립한 ‘하나프로그람센터’에도 30명 이상의 북한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나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대 등을 나온 그들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역시 상당한 수준임을 확인한 바 있다.
또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시티그룹이 민간 금융기관으로는 이례적으로 북한경제와 관련해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개혁과 경제성장 가능성을 두고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끌었다. 보고서는 ‘최근 북한과 관련된 논의가 정치적인 사안에 초점이 쏠리고 있지만 그 와중에 북한의 경제개혁이 알려진 것보다 진전됐으며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경제개혁이 80년대 중국의 기업환경 변화에 견줄 만하다는 분석까지 밝혔다. 어떤 IT기업에서는 다른 업종보다 높은 임금까지 지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티그룹 아시아경제팀 전문가의 탐방을 통한 시각이기 때문에 현재 북한의 기업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보기 드물게 민간 금융기관이 북한의 개혁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또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순수 민간차원의 경협은 지속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남북 교역규모가 총 1억900만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14% 정도 줄어들었지만 상업적인 거래만 보면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전히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사무소에서 남북한 사업자 사이에 이뤄지는 상담 건수도 미사일 발사 이후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한편 미국에서 열린 제3차 한·미 FTA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 없이 끝났다. FTA와 관련해 개성공단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원산지 특례인정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우리 기업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 대부분에 남한의 원재료와 부품을 사용하는만큼 미국 수출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미국 협상단의 부정적인 태도는 여전히 완강했다. 개성공단은 민간 차원의 남북경협과 평화정착을 위한 리트머스로 인식되고 있다. 개성공단이 남북경협에 기여하는 효과적인 창구이자 북한과 미국의 경직된 관계를 회복하고 나아가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시티그룹 보고서는 홍콩이 중국의 초기 개혁을 자극했듯이 북한 개혁에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정치·경제적으로 한반도 정세가 경직되고 있지만 남북경협이 이 같은 외풍 속에서도 그동안의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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