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승현기자의 고수에게 배운다]오디션(상)

Profile 이름 : 임승주

아이디 : mp3

레벨 : 33(메인댄서)

나이 : 26

마지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말 어느 한가로운 오후. 때늦은 춤바람에 기자는 연신 몸을 덩실덩실 들썩이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온라인 댄스 게임 ‘오디션’을 통해 춤짱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비록 입사후 몰라보게 달라진 체격(몸무게가 늘었다) 때문에 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몸매를 소유하고 있지만, 온라인 세상에선 몸매는 중요치 않다는 한가지 진리만을 굳게 믿은채 ‘오디션’ 고수와의 첫만남을 기다렸다. 그것은 마치 무도회장에서 즉석만남을 기다리는 한마리 늑대의 애끓는 속마음과도 같은 것이었다.마침내 약속시간이 다가오면서 기다리던 고수의 등장. 하지만 고수는 기대와는 다르게 수줍은 동네 총각의 모습이었다.

“댄스게임의 고수라고 해서 조금 다른 모습을 기대했는데 약간 의외네요.” 처음의 예상과는 너무도 다른 고수의 모습에 무의식중 실망감을 표현하고 말았다. 마침내 등장한 사부 mp3(임승주·26)는

“여성 유저가 많다는 얘기만 듣고 제가 여자라고 생각하셨나본데 여자가 아니라서 죄송하네요”라며

“하지만 고수의 길에 남녀가 따로 없으니 직접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맞 받았다. 역시 고수는 고수. 기자의 실망감에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자신감을 나타나며 한수 가르쳐 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현했다.

“아닙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실수를 했네요. 우선 정말 고수가 맞는지 한번 실력 좀 보여주세요.” 사부의 당당한 모습에 처음의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제자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게임 플레이. 사부는 140BPM의 빠른 스피드에도 전혀 동요되지 않은채 여유롭게 키노트를 입력해 나가고 있었다. 너무도 빠른 고수의 손놀림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빠른 노래에 키노트를 어떻게 입력을 하는 거죠? 도무지 믿을 수 없네요.” 이미 처음의 실망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사부의 플레이를 보는 순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눈은 초롱초롱해 졌다.“140BPM은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닙니다. 진정한 고수라면 이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어야 해요. 우선 이렇게 하기 위해선 낮은 BPM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부는 처음부터 무리하게 높은 BPM으로 연습하기 보다는 낮은 BPM으로 키노트를 익히는 것이 진정한 고수가 되기위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우선 ‘오디션’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키노트를 정확하게 입력하는 것과 4박자에 맞춰 키노트 상단의 스크롤바를 맞히는 것입니다. 정도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이 두가지 숙지하고 있다면 별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사부는 키노트를 입력하기 위해선 마치 글을 읽듯히 편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유는 중간에 키노트를 잘못 입력하게되면 이전에 입력했던 키노트가 무효가 되기때문이다. 따라서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입력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흠…. 하지만 전 아무리 해도 좌측과 우측이 헷갈려서 힘들던데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그랬다. 기자는 상·하 키노트는 어렵지않게 입력하지만 좌측과 우측 방향 키노트 구분이 쉽지 않아 매번 고생을 해야만 했다(덕분에 기자의 캐릭터는 항상 얼굴을 가리며 부끄럼을 탄다).

“좌측과 우측이 헷갈리는 경우는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같은 경우엔 화살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꼬리 부분을 보면서 합니다. 그러면 착시 현상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좌측과 우측이 헷갈리는 것은 많은 키노트가 빠르게 나오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것. 고수는 그것 조차도 이미 뛰어넘었던 것이다.고수의 가르침을 받자 조금은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가르침대로 늦은 80BPM대의 음악을 선택한 후 게임을 다시 진행했다. 마침내 음악이 흐르고 화면에 키노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글을 읽듯 천천히. 좌측과 우측은 화살표의 끝부분을 주시하면서. 4박자는 속으로 음악을 느끼면서….’ 사부의 가름침을 속으로 되새기며 키노트를 입력했다. 가르침 덕분일까 미스가 줄어들고 조금씩 ‘그레이트’와 ‘퍼펙트’가 화면에 표시됐다. ‘오호라∼이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겠는걸. 내 캐릭터가 드디어 춤다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기쁜마음에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어느새 음악도 끝나고 몇번의 미스만을 한 채 우수한 성적으로 노래를 끝마칠 수 있었다.

“정말 침착하게 입력하니 되네요. 그동안 제가 너무 성급하게 했나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제가 잊고 있었으니 게임이 제대로 될리가 없었네요. ㅎㅎ” 멋적은 웃음으로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쳤다.

“이제 초보 탈출을 위한 첫걸음을 하신겁니다. 앞으로 ‘오디션’ 춤짱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더욱 더 많이 노력하셔야 합니다. 우선 가장 자신에게 잘맞는 노래를 완벽하다고 느낄 때까지 마스터하세요. 키노트 입력이 익술해 질 때까지 반복만이 진정 고수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고수는 자만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에 오실 때는 지금보다 나아진 실력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다음번엔 라이선스 따는 방법과 ‘오디션’의 다양한 모드를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진정한 고수의 길은 다음 주부터 입니다.” 사부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면서, 배운것을 필히 복습할 것을 당부했다.

“그럼 이제부터 ‘춤쌤’이라고 부를게요. 아무래도 그게 맞을 것 같네요. 그럼 쌤∼ 다음번엔 이 제자를 부디 몸치로부터 해방시켜 주세요.”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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