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의 연인’ ‘안사람 기분 전환기’ ‘걱정 제거기’
과연 무엇에 붙었던 명칭일까?
답은 세탁기다. 1907년 전기세탁기가 세상에 처음 나오자 미국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여성들이 빨래를 얼마나 힘든 가사노동으로 생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인 피에르 제르마가 지은 ‘세상을 바꾼 최초들’은 다양한 세계 최초를 백과사전으로 풀어쓴 책이다.
바퀴·화약 등 인류 역사를 바꾼 발명품은 물론이고 볼펜·엽서·바늘·콘돔 등 작은 물건까지 망라했다.
최초의 인구조사나 최초의 화재 진압 등 특이한 기록도 나온다.
모두 400여 항목에 이른다. 그래서 항목마다 길어도 2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백과사전이지만 그리 서술이 딱딱하지 않다. 물건이나 문화가 어떤 환경 속에서 태어났으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재치있게 풀어 썼다. 읽다 보면 작은 물건에 들어간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일종의 풍속사다.
상식을 뒤집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
프랑스 대혁명 때 나온 것으로 알려진 단두대의 기원이 16세기 스코틀랜드라고 이 책은 전한다.
포크의 발생지는 터키며, 복권은 베니스 상인들이 만들었다.
음주측정기는 원래 알코올 중독자 진찰 도구였다고 한다. 신용카드의 개념은 이미 중세기에 나왔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읽을 때의 긴장감과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중남미 문학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 책을 이렇게 평했다. 그는 침상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 밤마다 집어들어 무수한 발견과 창의의 비밀들을 몰래 캐내듯이 읽었다고 덧붙였다.
지은이는 프랑스 잠언을 인용해 “땀흘리는 사람에게서 새로운 발상이 움튼다”고 강조했다.
큰 사건 위주의 역사의 수레바퀴 뒤에 가렸던 평범한 사람들을 부각시키려는 끄집어낸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현재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과거를 새로 알게 되는 기쁨과 이를 통해 현재를 더 잘 이해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피에르 제르마지음. 하늘연못 펴냄. 1만7000원.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